기자단과 기내인사도 생략
홍보수석 이례적으로 국내 잔류
박근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중남미 4개국 첫 순방지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 도착해 세일즈 외교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순방 기간 내내 ‘성완종 리스트’ 파문 돌파 방안과 이완구 총리 거취 문제 등을 놓고 고심해야 할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출국하면서 동행 기자단과의 기내 인사를 생략했다. 정국 상황으로 인해 순방길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데다 자신의 언급이 의도치 않은 해석을 부를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대신 귀국길에 기내 기자간담회를 갖고 “순방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했던 이 총리의 사퇴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순방 첫날 청와대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박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수행참모 명단에 포함됐던 김성우 홍보수석은 성완종 파문 등 현안을 챙기기 위해 국내에 남는 것으로 막판에 바뀌었다. 홍보수석이 대통령의 순방에 수행하지 않는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고 과거 정부에서도 전례가 거의 없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공항에서 대통령을 환송하던 관례와 달리 이번에 이병기 실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가 이번 파문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 대통령은 콜롬비아에서 2박3일간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비즈니스 포럼, 한국전 참전용사 초청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17일 열린 정상회담과 경제 일정을 계기로 양국은 연간 32조원 규모의 수출 효과가 기대되는 전자상거래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17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보고타 지하철 1호선(82조원 규모)과 정유공장(32조원) 건설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추진키로 했다.
보고타(콜롬비아)=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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