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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이번에도 위기 비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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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이번에도 위기 비켜 가나

입력
2015.04.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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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 리스트 올랐지만 녹취록선 빠져

장관 퇴임 직후 세월호… 책임 모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이번에도 위기를 비껴갈 지가 새삼 관심이다. 인천에서 유 시장은 억세게 운이 좋은 정치인으로 불린다. 그런데 이번에도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이 생전 정치권 금품 제공 정황을 폭로한 인터뷰 녹취록에서 유 시장이 거론되지 않은 것이다. 9일 성 전 회장 사망 당시 시신에서 발견된 메모지에는 유 시장의 이름과 함께 ‘3억원’이 적혀 있었다. 3억원은 메모지에 등장한 8명의 정치인 중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의 생전 인터뷰 녹취록에는 그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물론 유 시장은 “성 전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유 시장은 앞서 세월호 참사 후폭풍에서도 살아 남았다.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는 행정안전부의 재난과 안전 컨트롤기능을 강화하면서 명칭도 안전행정부로 변경했는데 초대 장관이 유 시장이었다. 그의 재임 시절 태안 해병대 캠프 실종사고(2013년 7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2014년 2월) 등 대형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했다. 그러나 16일로 1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는 유 시장이 인천시장 출마를 위해 장관직에서 물러난 지 40여일 만에 일어났다. 덕분에 유 시장은 책임론에서 벗어났지만 후임 강병규 안행부 장관은 3개월 만에 물러났다. 유 시장은 지방선거에서는 책임론 속에 후보 사퇴 여론까지 일었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엎은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누르고 당선, 역시 운 좋은 정치인이란 소리를 들었다.

유 시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만큼 수사 자체를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녹취록에서 그의 이름이 빠져 수사강도는 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우승봉 인천시 대변인은 “(유 시장은) 메모에 이름을 적힌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상황으로 터무니 없이 이름이 올라간 것 자체가 불운이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24일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 부평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유 시장의 유세에 이인제?나경원 당시 새누리당 중앙당 공동 선대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시장의 당시 선거캠프 관계자는 “같은 당 의원(성 전 회장)이 선거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일로 이인제?나경원 의원도 특별한 친분이나 연고가 없었지만 열심히 뛰었다”고 성 전 회장과 거리를 두었다.

17대부터 내리 3선 의원을 한 유 시장은 초선 시절인 2005년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박 대통령의 경선 후보 비서실장, 대선후보 직능총괄본부장, 취임준비위 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친박계 실세로 자리 잡았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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