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꼼수에 발끈
중국이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의 동ㆍ남중국해 성명과 관련, 일본이 선진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작을 부리고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 G7 외교장관들이 동ㆍ남중국해에 대한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 “이 문제는 직접 당사국이 협상과 담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게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중국해 산호초 활주로 건설에 대해서도 “중국 주권 범위 안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신화망(新華網)은 G7 외교장관들의 공동 성명이 일본의 막후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공동 성명은 일본이 단독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G7이란 틀로 서방 선진국과 함께 중국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술수”라고 비판했다. 신화망은 그 근거로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가 “일본은 G7의 유일한 아시아 회원국”이라며 “일본이 안 하면 누가 하겠느냐”고 말한 점을 제시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중국대사도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 “중국은 결연히 중국의 주권과 해양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중국에게 합법적 권리를 포기하고 굴종하길 요구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G7 외교장관들은 지난 15일 독일 뤼베크에서 “우리는 동ㆍ남중국해 정세를 예의 주시하며, 대규모의 해양 매립 등을 통한 현상 변경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방적 행동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공동 성명은 이어 “위협이나 무력으로 영토와 해상 영유권 주장을 확대하겠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강력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을 선언하고, 남중국해에서 산호초 바다를 매립해 부두와 활주로 등 기지를 만들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이 잔뜩 화가 난 것은 일본이 서방 선진국과 공동 연대, 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화망은 “최근 일본은 각종 국제 무대에서 마치 자신이 중국의 피해자인 양 행동하며 중국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며 “일본의 목적은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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