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전 부총리
지난 해 7월 현 경제팀에 바통을 넘겨준 현오석(사진)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눈 앞의 이슈만 허겁지겁 쫓지 말 것”을 주문했다. 퇴임 후 국립외교원 석좌교수로 재직중인 현 전 부총리는 최근 출간한 책 ‘경제는 균형과 혁신이다’를 통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성에 대한 충고들을 쏟아냈다.
그는 아이들이 네 편 내 편 할 것 없이 공을 쫓아 우르르 몰려다니는 ‘난장판 축구경기’를 예로 들면서 “한 나라의 경제정책이 눈앞의 이슈만 허겁지겁 쫓아가서는 경기의 흐름을 지배하지 못하고 체력 소모만 큰 아이들 축구시합과 다름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단기 대응책으로 손이 가기 마련이겠지만 장기와 단기, 거시와 미시, 국내와 국제경제를 균형 있게 고려하며 정책을 끌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더불어 “히터와 에어컨을 동시에 틀면 정책 효과가 반감된다”라며 “정책방향이 예측 가능해야 하며 정합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류와 여론향배에 따라 정책이 갸우뚱하고 장관과 정권의 교체에 휘둘리는 상황에 대한 따끔한 지적이다.
현 전 부총리는 특히 일관된 경제정책을 펼침에 있어 여론을 가장한 집단이익과 인기영합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재정이 화수분이 아닌 이상 모든 사람을 지속적으로 만족시키는 정책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목표를 높여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경주해야 한다는 소신도 나타냈다. 현 전 부총리는 책에서 “정부는 그저 논평만 하면 그만인 평론가가 아니다”라며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내기 위해 관중석에만 있지 말고 재정, 금융, 통화 등 여러 거시경제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이기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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