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8강전 제1국
백 박영훈 9단 흑 김지석 9단
장면 10 흑이 상변 패를 져서 손해를 많이 봤기 때문에 우변 백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김지석이 먼저 1로 패를 따냈다. 그러자 박영훈이 2, 3을 교환한 다음 바로 패를 되따내지 않고 4로 중앙쪽을 먼저 이은 게 자신이 주특기인 정확한 형세판단능력을 바탕으로 한 냉정침착한 호착이다. 흑이 참고도 1로 이으면 오른쪽 백돌이 잡히지만 대신 2부터 7까지 중앙을 선수로 처리한 다음 상변 흑을 잡거나 A로 우변에서 수를 내면 백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지석이 할 수 없이 5로 응수했지만 박영훈이 6(△)으로 패를 되따내자 흑의 패감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7로 상변 흑을 살리는 패감 아닌 패감을 썼는데 이때 박영훈이 8로 끊어서 한 번 더 패로 버틴 게 평소답지 않은 강인한 모습이다. 패는 확실히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김지석이 일단 9(1)로 패를 따냈지만 박영훈이 10으로 패감을 쓴 다음 12(△)로 되따내자 또 흑이 패감 쓸 데가 없다. 김지석이 고심 끝에 13을 패감으로 선택했다. 위쪽의 거대한 백 대마를 잡겠다는 뜻이지만 좌상귀 흑도 아직 완생이 아니어서 확실한 패감이라 할 수 없다. 박영훈이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14로 시원하게 빵따내서 결국 우변 패도 백이 이겼다. 이래서는 흑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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