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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준표 옭아맬 녹취… 1억 전달 윤씨 "회장님도 직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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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준표 옭아맬 녹취… 1억 전달 윤씨 "회장님도 직접 확인"

입력
2015.04.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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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작성전 병문안 온 成과

전달 확인하는 대화 직접 녹취

윤씨, 조만간 檢에 제출할 듯

구체적 정황 드러날지 주목

16일 오전 경남도청으로 출근하던 홍준표(가운데) 경남도지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16일 오전 경남도청으로 출근하던 홍준표(가운데) 경남도지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측근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회장님도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 원을 건네며 그 전달자로 지목한 윤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성 전 회장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대화 내용을 녹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직전 수행비서 출신인 이모 경남기업 부장과 함께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인 윤씨를 서울소재 A병원으로 찾아가 “건넨 돈을 홍씨에게 전달한 게 정말 맞냐”고 재확인했다. 윤씨는 성 전 회장이 1억원 전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손동작을 크게 취하며 “회장님도 직접 확인하지 않았습니까”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윤씨를 통해 1억원을 전달한 직후 홍 지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 전 회장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성 전 회장이 돈을 함부로 쓰지 않기 때문에 쓴 돈은 이처럼 꼭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윤씨는 성 전 회장의 방문 당시 대화를 녹취했으며 이런 사실은 두 사람 만남에 동석한 성 전 회장의 비서 이씨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홍 지사가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이 같은 대화내용이 홍 지사에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윤씨가 1억원을 홍 지사에게 전달하지 않고도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전달했다고 허위 증언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윤씨는 자신이 배달사고를 내지 않았다는 정황을 강조하기 위해 녹취 파일을 검찰에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자신의 의혹을 벗기 위해 검찰 조사에서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증언할 가능성도 높다. 홍 지사는 이날도 “성완종씨가 저한테 돈을 줄 이유가 없다”며 “(성 전 회장이)2013년 선거법 위반 사건을 봐달라고 할 때 내가 곤란하다고 거절한 적이 있다”고, 청탁을 거절한 탓에 ‘성완종리스트’에 올랐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이처럼 홍 지사와 윤씨의 공방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성 전 회장과 윤씨의 대화 녹취록은 홍 지사를 옭아맬 카드가 될 수 있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인 문무일 대전지검장이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인 문무일 대전지검장이 1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 전 회장은 자신이 금품을 제공한 여권 실세들을 메모지에 남기기 위해 한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 이씨와 회의를 한 직후 윤씨를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이 다른 정치인들에게는 자신이 직접 돈을 건넸지만 홍 지사의 경우 윤씨를 통한 사실을 기억해 내고, 혹시 있을 배달사고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 전 회장은 이후 ‘홍준표 1억’을 포함, 정치인 8명의 이름과 금액을 적은 문제의 메모지를 작성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3인 회의에서 금품을 건넸던 정치권 인사를 일일이 재확인하며 폭로 대상을 선별했고, 한씨는 당시 상황을 녹취해 최근 검찰에 제출(☞본보 16일자 1면 기사보기)했다.

윤씨는 신문기자 출신으로 2012년 경남기업 부사장으로 취직했으며, 선친에 이어 성 전 회장과 밀접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새누리당 대표 경선 때 서청원 의원 캠프의 공보특보를 지냈고, 2010년과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서는 홍준표 의원 캠프를 도왔다. 여당의 경선자금과 대선자금에 대해 모두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사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도 있다. 본보는 이날 윤씨, 이씨와 수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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