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남자' 한국문화 도전기로 인기
'대도서관' '양띵' 구독자 100만명
일부 스타는 월 3000만원 수익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한국 음료수를 처음 마셔본 영국인들의 반응?!’이라는 제목의 7분 가량 동영상이 인기를 모았다. 식혜와 수정과, 한국 사이다(영국에서는 사이다가 청량음료가 아닌 술을 의미한다), 포도알맹이가 든 음료 등을 처음 맛본 영국인들의 황당해하는 반응들이 한국인의 웃음을 자아낼 만했다. 한국과 영국의 문화적 차이를 새삼 깨닫게 한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16일 오후 103만회를 넘었다. 동영상이 의도했든 안 했든 소개된 음료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함께 커졌다.
‘한국 음료수…’ 동영상을 만든 인물은 25세 영국 청년 조슈아 캐롯이다. 캐롯은 2008년 교환학생으로 온 뒤 한국에 정착했다. 대중매체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거의 없지만 온라인에선 스타다. 동영상전문사이트 유튜브에선 ‘영국남자’라는 별명으로 올려지는 그의 동영상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2013년부터 외국인들이 홍어 먹기에 도전하는 모습이나 매운 라면을 먹는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아 인기를 모았다. 영국남자의 동영상을 매번 보겠다며 캐롯의 채널에 가입한 유튜브 구독자수는 63만명이다.
유튜브 스타가 국내에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 스타들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고 이들과 함께 신규 사업을 도모하는 대기업도 등장했다. 대부분 취미로 시작했던 동영상제작이 번듯한 직업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내 유튜브 스타 중 가장 유명세를 떨치는 사람은 대도서관(본명 나동현)과 양띵(본명 양지영)이다. 대기업 계열 인터넷 기업에서 근무했던 대도서관은 게임 해설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스타가 됐다. 그의 채널 구독자수는 96만5,000여명이다. 동영상이 인기를 얻자 퇴사한 대도서관이 유튜브 광고로 버는 수익만 월 2,000만~3,000만원 가량이다. 유튜브는 조회가 많은 동영상의 광고비를 동영상 게재자와 함께 나눈다.
외부 강연과 특정 상품 마케팅을 위해 제작되는 동영상 제작 수익 등을 따지면 대도서관의 월 수익은 3,000만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영화 ‘메이즈 러너’는 영화 홍보를 위해 컴퓨터게임과도 같은 영화의 내용과 대도서관의 인기를 활용한 동영상을 따로 만들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메이즈 러너’는 관객 281만2,427명을 모으며 예상 밖 흥행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띵의 인기도는 대도서관을 뛰어넘는다. 유튜브 구독자수가 126만5,000여명이다. 게임 해설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워낙 인기가 높아 ‘초통령’(초등학생들 사이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이 따른다. 양띵의 동영상만 소개하는 ‘양띵TV’라는 앱이 지난 2월 출시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양띵의 월 광고 수익만도 3,000만원가량이다.
유튜브 스타들이 떠오르자 국내 최대 콘텐츠 기업인 CJ E&M은 이들을 동업자로 삼은 일명 ‘MCN’(멀티 채널 네트웤스)사업을 2013년 7월 시작했다. 유튜브 스타들이 동영상 제작하는 것을 돕고 기업과 연결해 수익을 분배하는 게 기본적인 사업 방향이다. 대도서관, 영국남자 등을 포함해 ‘겨울왕국 엘사 메이크업’ 등 이색 화장법으로 유명해진 씬님, 자취 비법을 동영상으로 소개하는 꿀키 등 324개팀이 협력 계약을 맺고 있다.
CJ는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약 280㎡(약 85평) 규모의 전용 스튜디오를 지어 ‘전속 유튜브 스타’들에게 촬영 공간을 제공한다. 동영상 제작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문제 해결, 해외 시청을 위한 자막 작업도 지원해준다. 양질의 동영상을 만들어 구독자수와 조회수를 높여 광고수익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슈퍼스타급에게는 동영상에 특정 상품을 노출하는 간접광고(PPL)와 마케팅 작업을 중개해주고 수익을 나눈다. 대도서관과 영국남자에게 제품 마케팅을 위한 동영상 제작을 의뢰할 경우 출연료와 제작비 등을 포함해 5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선 CJ E&M 차장은 “새로운 콘텐츠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MCN사업을 시작했다”며 “1인 창작자들과 상생하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사업 목표”라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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