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재키 로빈슨 데이 행사로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3)는 16일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파 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세월호 추모 리본을 다른 선수들과 함께 유니폼에 달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인에게 직접 노란 리본을 만들어달라고 요청까지 했다.
그러나 이날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기리는 ‘재키 로빈슨 데이’여서 유니폼에 아무것도 달 수 없다는 전갈을 받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은 메이저리그 전 구단 선수들이 로빈슨의 배번인 42번을 달고 인종 장벽을 무너뜨린 로빈슨을 추모한다. 특정한 날이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유니폼에 승인 받지 않은 패치 등을 부착하는 것을 엄격히 금한다.
추신수는 “자식을 둔 부모로서 어른들의 실수로 귀중한 청소년들이 목숨을 잃은 사실이 마음 아팠다”면서 “잠재력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친구들이 제대로 꿈을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뜬 사건을 절대 잊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주 토요일에 내 자선 재단에서 선발한 장학생에게 장학금을 건넬 때 노란 리본을 달았더니 동료가 무엇이냐고 물었다”면서 “선수들에게 종이에 써서 세월호 사건과 노란 리본의 의미를 설명했더니 도리어 ‘전 선수단이 착용하는 게 어떠냐’고 앞장선 친구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텍사스 구단은 지난해 한인 라디오 방송과 함께 세월호 유족 돕기 성금을 공동으로 마련하고 한인커뮤니티와 아픔을 함께 나눴다. 추신수는 “시간이 지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재키 로빈슨 데이’ 등을 제정해 늘 기억하듯이 세월호 참사도 절대 잊지 않겠다”고 국민적인 참사의 아픔을 곱씹었다.
한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애도의 뜻을 전했다. 맨유는 이날 한글판 홈페이지 첫 화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세월호 1주기를 추모하는 공식 성명을 내“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모든 구성원은 세월호 사건으로 슬픔에 빠진 모든 분들과 마음을 함께 한다”고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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