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ing and Speaking
늦어도 만 13세쯤에는 외국어 학습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이 때부터 시작해서 평생 그 외국어를 공부해도 모국어 억양이 40% 정도 남는다. 16세에 시작하면 평생을 공부해도 모국어 억양이 60% 이상 남고 이후 20세 이후에 공부를 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늦어도 14세 정도에는 외국어 학습을 시작해야 모국어 억양이 50% 정도 남게 된다. 시작 시점으로 따지면 중학교 때부터 영어를 배우는 한국의 학습 환경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배우는 내용과 방법이다.
가장 쉽게 떠오르는 인물은 Nixon과 Ford 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한 Henry Kissinger다. Kissinger 형제가 모국 독일을 떠나 미국에 왔을 때 형은 15세, 동생은 14세였다고 한다. 말수가 적고 소심했던 Henry Kissinger와 달리 그의 동생 Walter Kissinger는 영어를 매우 잘해서 이민 1.5세의 억양을 보이지 않았다. Henry는 Frankish accent라고 불릴 정도로 독일 사투리가 심해 영어 실력이 형편없었다. 환경은 비슷해도 개인에 따라 외국어 습득 능력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Heidi Klum은 독일의 모델이면서 미국의 TV 진행자인데 영어를 할 때 독일 억양을 거의 보이지 않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방송 초기에는 그녀의 독일식 발음 때문에 청취가 불가능할 정도였지만 몇 년 뒤부터는 미국인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30세쯤에 ‘Project Runway’라는 방송에서 선보인 발음은 미국의 어느 정치인보다 더 정확하고 이상적인 발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가 개인 교습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만 13세 이후에 배운 영어도 원어민 같은 발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국 배우들이 미국 연예계에서 성공한 예는 수두룩하다. Dominic West, Bob Hoskins, Gerard Butler 등은 영국 억양이 티 나지 않는 미국 영어를 구사한다. 반대로 미국 가수 Madonna처럼 영국 영화 감독 Guy Ritchie와 결혼하고 London에 살며 영국 억양을 익히는 데 성공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영국 기업 환경에서는 영국 억양을 사용하는 지원자보다 미국 억양의 지원자를 더 신뢰하고 성공에 대한 기대치가 47%에 이른다고 말한다. 그들은 미국인이 영국 억양을 흉내 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는 미국 영어가 그만큼 발음하기가 쉽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영국 호주를 막론하고 영국 문화권 가수가 영어로 노래할 때는 대부분 미국 발음을 사용한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악보와 박자 리듬이 정해지면 가사 전달력 면에 있어서는 미국 발음이 중립 발음에 가깝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모델 발음을 정해 놓고 모방 연습을 한다면 얼마든지 언어를 원음에 가깝게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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