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시장 온라인 음원체제
로열티 적다는 비판에도 꾸준히 성장해 안착
최적 서비스 방식 찾아라
콤팩트 디스크(CD), 또는 그 이전 LP나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시절. 음악 팬들의 관심은 ‘좋아하는 뮤지션이 언제 새 앨범을 발표하느냐’에 쏠려 있었다. 뮤지션들은 한 앨범에 담기는 곡들에 일관된 콘셉트를 부여하기 위해 고심했고, 음반 제작사도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앨범 재킷을 디자인하고 TV와 라디오, 케이블 방송에 해당 앨범의 타이틀 곡이 끝없이 흘러 나오도록 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음반 시장은 급변했다. 음악이 점점 더 앨범단위로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곡 별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다. 드디어 지난해 세계 음악시장에서 온라인을 이용한 음원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이용료 수익이 전통적 판매 수단인 CD 판매 수익을 처음으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1982년 빌리 조엘의 ‘52nd Street’앨범이 CD로 발매된 것을 효시로 LP를 몰아내고 30년 가까이 음반시장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CD가 왕좌를 내려 놓은 것이다. 동시에 인기 음악인의 새 앨범을 사기 위해 대형 음반매장 앞에서 밤새 줄을 서는 모습은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디지털음원에 밀려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아직은 스트리밍 보다 다운로드가 대세
국제음반산업연맹(IFPI)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한해 전 세계 음반시장 중 온라인 디지털 수익은 68억5,000만달러(약 7조5,000억원)로 2013년(64억100만달러ㆍ약7조200억원)에 비해 7% 성장했다. 반면, 2014년 CD등 오프라인 음반 판매 수익은 68억2,000만달러(약7조4,800억원)으로 2013년(74억1,300만달러ㆍ약8조1,300억원)에 비해 8%나 감소했다. 다운로드ㆍ스트리밍 서비스와 CD 판매 수익은 전체 음반 시장 수익의 92%를 자치하고 있으며, 나머지 8%는 TV 라디오 영화 등 다른 매체에서 지불하는 저작권 수익이다.
사실 그 동안 다운로드, 스트리밍 등 온라인 서비스는 ‘작사ㆍ작곡가, 가수들에게 충분한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많은 논란을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여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이젠느 음악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온라인 시장은 광고를 보는 대가로 무료로 음악을 듣는 방법, 월정액을 지불하고 실시간 음악을 듣는 방법 등을 통해 매출 규모가 2013년 보다 39%나 신장했다.
월정액 서비스는 지난해 전체 디지털 수익의 23% 수준인 15억7,000만달러(약 1조7,200억원)를 기록했다. 광고를 보고 무료로 음악을 드는 방식은 전체 디지털 수익의 9%를 차지했다. 이 두 가지 서비스방식이 전체 디지털 수익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지난해 32%로 2013년 23%보다 크게 늘었다.
유료로 음원을 다운받는 ‘다운로드’ 매출은 2013년 대비 8%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 수익의 52%를 차지하는 주요 음원 공급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스웨덴 등 35개국에서는 스트리밍 매출이 다운로드 매출을 앞질렀다.
유료 서비스 대 무료 서비스
무료서비스와 유료서비스간 신경전이 온라인 음원 업계에서 뜨거운 논란 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광고를 보고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무료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에 비해 많은 이용자와 가입자를 끌어 모으기 쉽지만, 뮤지션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유료서비스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전세계 음악 매출은 CD 등 오프라인 판매가 주수입원이었던 1996년 400억달러(약 43조7,700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온라인 무료 음원 상품이 출현한 이후 가파른 하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00년(387억달러ㆍ42조4,000억원)부터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에드거 버거 소니뮤직 인터내셔널 대표는 “음악 산업은 향후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유료 서비스가 점차 대세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으로 음악을 선곡해 사용자에게 제공해 주는 ‘스트리밍 라디오’의 등장이 무료스트리밍 서비스의 강세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에선 지난해 초부터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해당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한 업체는 서비스 개시 한달 만에 100만명의 회원을 모집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국내 음반업계의 경우, 음악을 듣기 위해 한 달에 100만원 이상 투자하는 전문가 집단은 전체 음악 시장의 7%에 불과하다. 10만원 이상 애호가 그룹은 21%, 2만원 안팎을 소비하는 그룹은 32%다. 반면, 전혀 투자하지 않는 무관심 그룹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무료서비스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2014년 최고의 음원은?
한편 2014년 한해 가장 잘 팔린 앨범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OST로 1,000만장이 팔렸다. 미국 여가수겸 배우 테일러 스위프트의 ‘1989’가 600만장으로 2위를 차지했다. 가장 인기 있었던 디지털 음원은 애니메이션 ‘스폰지밥3D’ OST로 이름을 알린 퍼렐 윌리엄스의 ‘해피(Happy)’였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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