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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으로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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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으로라도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어요

입력
2015.04.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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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장 인부에게 맞아 한쪽 눈을 잃었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보스. 동물자유연대 제공
공사장 인부에게 맞아 한쪽 눈을 잃었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보스. 동물자유연대 제공

저(보스·3세 추정·수컷)는 한쪽 눈이 없습니다. 지난해 4월 제보를 받고 동물자유연대 누나 형들이 저를 찾아왔을 때부터 한쪽 안구가 돌출된 채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공사장의 한 근로자로부터 맞았기 때문입니다. 전 공사장 한켠 어두운 창고 안에서 물도 없이 곰팡이가 핀 음식 쓰레기만 먹고 있었는데 결국 눈까지 잃게 된 것이죠. 누나 형들이 저를 발견했을 때도 전 너무 겁이 나고 소심해서 쉽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누나 형들은 제 천성이 착하고 순하다는 걸 믿어주었죠.

공사장 인부에게 맞아 한쪽 눈을 잃었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보스. 동물자유연대 제공
공사장 인부에게 맞아 한쪽 눈을 잃었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보스. 동물자유연대 제공

구조된 이후 돌출된 안구는 적출 수술을 받았고 나머지 눈도 상태가 좋지는 않아서 안약을 넣고 있습니다. 사실 한쪽 눈이 안 보이는 게 불편하긴 하지만 전 청력도 후각도 좋아서 큰 문제는 없어요. 또 다른 한쪽 눈도 아직 시력이 있고 관리를 잘 받으면 실명 시기를 많이 늦출 수 있다고 해요.

장난끼 많아 보이는 보스 옆모습. 동물 자유연대 제공
장난끼 많아 보이는 보스 옆모습. 동물 자유연대 제공

사실 개한테 2, 3세는 한참 뛰어 놀 시기인데 어두운 창고에 묶여 있어서 다소 소심해졌지만 이젠 성격이 바뀌어 오히려 사람을 좋아해요. 누나 형들은 저보고 누구에게나 친절하다고 말할 정도에요.

제 두 눈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기 전에 평생 함께 할 가족을 만나보고 싶어요. 많은 경험도 쌓고 그 힘으로 남은 삶을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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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쪽 눈을 잃었지만 활발한 보스. 동물자유연대 제공
한 쪽 눈을 잃었지만 활발한 보스. 동물자유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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