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아니 생중계가 되고 있는데 말이지.”
김태형 두산 감독이 호탕하게 웃었다. 1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앞서서다. 김 감독은 “어제(14일)는 선발 진야곱(3이닝 무실점)이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해 일찍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146㎞는 나와야 할 직구가 139~140㎞에 그쳤고, 타자들에게 끌려 다녔다”며 “오현택이 5회부터 나와 긴 이닝(3⅓이닝 무실점)을 소화해 주며 불펜 투수를 아낄 수 있었다. (오)현택이는 이재우와 더불어 중간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많은 투수”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진야곱의 얘기를 이어갔다. 가급적 승리를 챙겨주고 싶었는데, “자신감이 떨어진 게 눈에 보였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감독이 투수들의 구위를 알고 있지 않느냐. 그 공만 던졌으면 계속 지켜봤겠지만 (진)야곱이는 그러질 못했다. 본인도 차라리 베스트로 던지고 맞아야 후회가 없는데 어제 경기는 굉장히 아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냉철한 분석 뒤에는 호탕한 웃음이 터졌다. 두 번째 투수 변진수를 얘기하면서다. 변진수는 이날 3-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1루에서 등판해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7-0까지 달아난 5회 1사 후 1번 이대형을 볼넷, 2번 김사연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뒤 급격히 무너졌다. 3번 박경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며, 1사 만루에서 폭투로 1실점 했다. 또 계속된 2사 만루에서도 다시 한 번 폭투로 2실점째를 했다.
김 감독은 첫 번째 와일드 피치가 나왔을 때 마운드를 방문했다. 점수가 7-1인 점을 감안해 ”코너워크에 집착하지 말고 쉽게 쉽게 던지라”고 변진수에게 주문했다. 그런데 여기서 변진수의 반응이 김 감독을 당황케 했다. 아주 큰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고 외친 것이다.
김 감독은 “아마도 (변)진수가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위축됐던 것 같다. 공이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한 참 빠지더라”고 말하면서 “TV로 생중계 되고 있는데 누가 들을까 겁나더라. 목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깜짝 놀랐다”고 껄껄 웃었다.
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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