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위 중 4개가 넷마블 게임
네이버와 결합, 마케팅 공세로 장악
중소개발사들 생존 갈수록 막막
우후죽순 여러 업체들이 등장하던 모바일 게임 시장이 넷마블 독주체체로 굳어지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모바일 게임 ‘레이븐’을 출시 5일만에 구글의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 장터 ‘구글 플레이’ 1위에 올려 놓는 등 10위권 내 총 4개의 게임을 진입시키며 업계를 평정했다.
하지만 그 여파로 중소 게임업체들이 자취를 감췄다. 모바일 게임업계도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형업체만 살아남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하는 셈이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게임 중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10위권에 포진한 게임은 레이븐(1위), ‘세븐나이츠’(3위), ‘모두의 마블’(4위), ‘몬스터 길들이기’(6위)다. 넷마블은 이달 첫 주에 1~3위를 모두 자사 게임으로 채우기도 했다. 그러나 레이븐 등장 이전까지 1위였던 핀란드업체 슈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COC)이 다시 2위로 올라오면서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이런 시장 상황은 2년 전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2013년 4월의 게임 매출 순위를 보면 10위권내 핀콘이나 액토즈소프트, 파티게임즈 등 중소 개발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순위에서 사라졌다.
넷마블의 성적이 새삼 주목 받는 이유는 국내 최대 인터넷업체 네이버와 손을 잡은 뒤 이뤄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레이븐은 넷마블과 네이버가 공동 마케팅하는 게임이다. 양 사는 배우 차승원이 등장하는 TV 광고를 함께 제작하고, 네이버의 컴퓨터(PC) 및 모바일 사이트에 레이븐 광고를 계속 띄우고 있다. 지금까지 넷마블과 네이버는 레이븐 마케팅에 약 15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 게임업체 관계자는 “1위 업체끼리 손잡고 엄청난 마케팅비를 쏟아내니 레이븐이 1위에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중소형 업체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두 번째 게임 ‘크로노블레이드’도 네이버와 손잡고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넷마블과 공동으로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엔씨소프트도 향후 네이버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대형 마케팅이 곧 게임의 흥행으로 직결되는 공식이 만들어지면서 같은 전략을 쓰는 대형업체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총알’이 부족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 수 없는 중소 개발사들에는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모바일 게임업계는 중소개발사도 하루 아침에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지만 이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모바일 게임 생태계에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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