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주말극, tvN ‘로코’ 스타들로 명예 회복할까.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를 했던 배우들끼리는 친척 같은 느낌이에요.”(조여정)
“전작 tvN ‘식샤를 합시다’에서도 변호사였지만 그때와 같이 이번에도 법정에 서는 장면은 없을 듯 합니다.”(심형탁)
15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제작발표회에서는 때아닌 tvN 히트 드라마들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진기한 풍경이 벌어졌다. SBS가 오는 18일 밤 10시 첫 방송하는 새 주말극에 시청률에 대한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tvN의 로맨틱 코미디(이하 로코)를 통해 검증돼 케이블 스타로 뜬 젊은 배우들을 기용했기 때문이다.
조여정 연우진 심형탁 왕지원 등 주연 남녀 배우 4명은 각각 tvN의 ‘로맨스가 필요해 1’(2011), ‘연애 말고 결혼’(2014), ‘식샤를 합시다 1’(2013), ‘로맨스가 필요해 3’(2014)로 1~3%대의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스타로 성장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이들은 자신들이 출연했던 전작을 주축으로 이야기를 펴나갔다. 조여정은 “‘로맨스가 필요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여주인공은 일에는 똑 부러지지만 사랑에는 허당”이라고 설명했고, 연우진도 “‘연애 말고 결혼’을 통해 연애와 결혼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심형탁과 왕지원도 전작 tvN 드라마의 캐릭터와 현재의 캐릭터를 비교하며 드라마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 때 SBS 주말극은 30%가 넘는 시청률로 전성기를 누렸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12일 종영한 ‘내 마음 반짝반짝’은 평균 3~4%대의 처참한 성적으로 마무리됐다. SBS의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황이다. SBS는 이 위기를 케이블과 종편처럼 젊은 층에게 어필할 만한 프로그램으로 재정비해 명예회복 하겠다는 각오다.
이런 이유에서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법정 드라마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로코 형식에 집중한다. 이혼전문 법률사무소를 중심으로 네 변호사의 로맨스가 주된 줄거리이며, 실제로 법정에 서는 장면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하지만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인 고척희(조여정) 변호사와 소정우(연우진) 변호사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는 이미 호텔리어, 홈쇼핑 패션MD 등 전문직 주인공들을 내세워 사랑이야기를 폈던 tvN의 로코 드라마들의 성공 패턴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매회 이혼 법률 상담을 받는 카메오를 등장시켜 드라마에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tvN ‘미생’이나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인기를 얻었던 공식이다.
다만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은 로맨틱과 코미디 중 코미디 쪽에 힘을 실었다는 게 차이점이다.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이 박용순 PD는 “드라마와 시트콤의 중간 정도로 보시면 된다”며 시트콤의 유머러스한 부분도 살렸다고 밝혔다. ‘연애 말고 결혼’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았던 연우진도 “코미디에 치우친 느낌이 있어 기존 로코와 달리 신선해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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