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경위 조사에 주력
국토부 "민감한 때 발생"
A320 조종사 전원 긴급 점검
국토교통부가 14일 일본 히로시마공항에서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에 대해 15일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가 시기적으로 매우 민감한 때 발생했다고 보고 사고기종인 에어버스 A320 국내 조종사들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항공ㆍ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6명,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 2명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 함께 특별기 편으로 일본 현지에 급파했다. 국토부는 일본 측 조사위원회와 협의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또 최근 A320 기종 사고가 잇따르자 국내 A320 기종 조종사 489명에 대해 긴급 기량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작년 12월 한국인 선교사 가족 등 승객 160여명을 태운 채 자바해에 추락한 에어아시아 항공기와 올해 3월 프랑스 남부 알프스 지역에 추락해 150명이 숨진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가 모두 A320 기종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선 A320 조종사를 중심으로 긴급 상황에서 관련 절차ㆍ규정을 준수하는 지 살펴보고 문제가 발견되면 다른 기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날 오후 여형구 2차관 주재로 김포공항에서 국내 8개 항공사 대표 등 관계자를 긴급 소집해 안전대책 점검회의도 개최했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둔데다 최근 항공사고가 잦고 특히 다음 달 황금연휴까지 앞둔 상황에서 여행객 안전 우려 커지는 데 대한 조치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사고 여객기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고도로 비행한 경위를 조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 운수안전위원회는 사고기가 활주로 약 300m 전방에 위치한 6m 높이의 전파발신 시설에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시설은 통상의 착륙 코스보다 낮은 위치에 있다.
교도통신은 사고기가 다른 항공기와 달리 착륙 때 활주로 동쪽으로 진입함에 따라 공항의 정밀계기착륙장치(ILS)가 대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히로시마공항은 안개나 구름이 잘 끼는 것으로 유명해 ‘카테고리3(CAT3)’으로 불리는 높은 정밀도의 ILS를 갖추고 있다. 또 히로시마 공항의 ILS는 통상 활주로 동쪽 안테나에서 서쪽을 향해 전파를 내며, 그에 따라 항공기는 활주로 서쪽으로 진입해왔다.
일각에선 당시 히로시마를 포함한 서일본 상공에 강한 한기를 동반한 공기의 소용돌이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항공평론가 고바야시 히로유키(小林宏之)씨는 “착륙 전 기체의 흔들림은 구름 속의 난기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사고의 포인트는 규정 고도보다 왜 더 낮게 들어왔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사고로 승객 73명 중 18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이 가운데 일본인 1명이 타박상으로 입원하고 나머지는 귀가했다고 밝혔다. 경상자 18명은 일본인 14명과 한국ㆍ중국인 각 2명이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k.co.kr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