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처남 살해 섬유업 대표 항소심서 되레 형량 3년 늘어

회의 중에 “대든다”며 동업자인 처남을 살해한 섬유업체 대표가 뉘우침 없이 감형만 노리고 항소했다가 되레 옥살이를 3년 더 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시철)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석모(61)씨에게 징역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석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섬유회사 사무실에서 공동 대표인 처남 유모(당시 56세)씨와 신제품 생산ㆍ판매 위탁계약을 놓고 회의를 하다가 처남이 불손한 말투로 대들자 홧김에 얼굴을 때렸다. 유씨가 욕설하며 덤벼들자 격분한 석씨는 섬유재단용 가위로 유씨의 가슴 등을 4차례 찔러 저혈류성 쇼크로 숨지게 했다.

1심은 “석씨가 유씨와 업무뿐만 아니라 혈연적으로 긴밀한 관계인데 일시적 분노를 조절 못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석씨가 범행을 반성하고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한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석씨가 유씨를 의도적으로 찌른 것이 명백함에도 인정하지 않고, 유족이 목격자를 사주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고 하는 등 유족의 고통을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씨의 부인은 석씨를 위해 합의서를 써주었으나, 석씨는 합의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선처만을 받고자 거듭 탄원서만 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