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이재명(51ㆍ사진) 성남시장이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의 스탠퍼드대에서 가진 초청강연에서 재벌 횡포와 사회 양극화, 정치부패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 시장은 14일(현지시간) ‘아시아 첨단산업에서의 기업가정신’ 주제로 열린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초청 강연에서 “(한국에서는) 일부 대기업이 만드는 독점적 시장 때문에 기술을 뺏기거나 활로를 찾지 못해 죽음에 내몰리는 벤처기업이 넘쳐나고 있다”면서 “먼저 올라간 기업(대기업)이 새로운 도전자를 막기 위해 사다리를 걷어차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비판했다. 또 “열성적인 대한민국 국민들이 (대기업이 초래한) 이런 독점적 구조 때문에 개인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이어 “자본주의가 지향해야 할 길은 무한경쟁과 독식이 아니라 배려와 공존”이라면서 “사회적 기반이 동반성장 하지 않을 경우 모두가 패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이를 막기 위해 “공공감시망을 강화하고 중소기업들이 연대할 수 있도록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시장은 성남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부패한 정치인이 부정을 저질러 초래된 일”이라면서 “원칙대로 처리한 결과 불과 3년 만에 모라토리엄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민간영역이 너무 강화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지금은 공공의 영역이 훨씬 더 강화돼야 할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은 서두에 뜬금없이 자신을 “성남시 대통령 이재명”이라고 소개해 동행한 보좌진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직원이 이를 “성남시장 이재명”으로 통역해 괜한 오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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