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같다!”
지누션이 11년 만에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지누션은 15일 오후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순간을 11년동안 준비했다. 꿈만 같고 참으로 가슴이 벅차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1990년대를 주름 잡았던 두 사람은 1시간 가량 이어진 회견 내내 어린 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오랫동안 품어온 복귀의 꿈을 이룬 만큼 순간순간 설레임이 묻어났다.
지누션의 새 싱글 ‘한번 더 말해줘’는 1990년대 감성을 담은 디스코풍에 최신 감각의 신스 사운드를 입혔다. 타블로가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K팝스타’ 출신의 YG 연습생 장한나가 18년 전 ‘말해줘’의 엄정화 역할을 대신했다.
심재걸기자 shim@sporbiz.co.kr
-정말 오랜 만이다.
“YG의 글로벌 신인 그룹 지누션이다. 11년 만에 월말 평가에 통과해 이 자리에 나왔다.”(션)
“감회가 새롭다. 회견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그림이다.”(지누)
-발매 첫 날부터 1위에 올랐다.
“1위까지 하니, 더욱 가슴이 벅차다. 사실 11년 전 ‘전화번호’는 1위를 못했다. 그 전 ‘에이요’ 이후 14년 만의 1위다. ‘토토가’에서 양현석에게 우리 앨범 내야 되겠다고 말한 게 실제로 이뤄지고 1위까지 해 감사하다.”(션)
“설레면서 두려웠다. 1997년 데뷔 무대 전 날 같았다. 꿈만 같다. ”(지누)
-왜 11년이나 걸렸나.
“후배 뒷바라지를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이제 그 작업을 마감하고 우리가 직접 해외진출을 해보려고 한다. 많이 밀어달라. 하하”(션)
-‘토토가’ 출연을 처음엔 안 하려고 했다.
“우리가 무대에 선다는 게 어색했다. 용기를 내기 쉽지 않았고 창피했다. 션이 그랬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을 사회복지사로 안다고. 나 때문에 무대 활동을 못하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앞섰고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서 용기를 냈다.”(지누)
-그렇다면 션은 솔로 활동 생각은 전혀 없었나.
“무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나란히 있는 순간을 기다렸다. 우리는 헤어진 쌍둥이 형제 같다고 한다. 11년간 준비하면서 솔로보단 지누션으로 음악을 만들어서 서고 싶었다. 10년째 접어들면서 내려놓을 시기에 ‘토토가’를 만나고 지금 새로운 길을 걷는 셈이다.”(션)
-‘토토가’에서 참 많은 것을 얻은 것 같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몸과 머리가 기억하는 게 신기했다. 또 우리를 기억해주는 모습이 무척 좋았다. 아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구나 생각했다. ”(션)
-체력적 문제는 없나.
“션은 마라톤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왔는데 나는 문제가 많을 것 같다. 예전 영상을 보면 무대를 날아다니더라. 이젠 그루브 타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포인트 안무는 양현석이 직접 짜줬다.”(지누)
-하필 엑소, 미쓰에이 등 경쟁이 아주 치열한 때 복귀했다.
“지금도 치열하지만 과거에도 HOT, 젝키 등 매번 앨범 낼 때마다 그랬다. 당연히 1위 욕심이 있지만 음악을 한다는 것, 길거리에 우리 음악 나오는 것 자체가 설렌다.”(션)
-빅뱅을 제치고 YG의 올해 첫 주자로 나섰다.
“작업하고 있는 빅뱅 노래를 들어봤는데 지금까지 나온 것 중 최고다. 그래서 빅뱅에게 부탁했다. 너희 노래가 정말 좋으니 우리가 먼저 해보자고, 우리는 11년을 기다렸다고.”(지누)
-가정에 충실한 션은 신곡 작업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겠다.
“작업을 될 수 있으면 아이들 잠든 뒤 밤에 하려고 했다. 그동안 내가 육아를 많이 맡아왔는데 요즘엔 아내가 애쓴다. 아내와 아이들은 나의 가장 큰 지원군이다. 셋째는 벌써 노래를 다 외웠다. 내가 더욱 열심히 해야 되는 이유다. ”
-디지털 싱글이라서 아쉽다. 더 많은 곡을 바랐다.
“가수이자 YG 이사다. 전체적으로 회사 차원의 일도 생각해야 한다. 이번 싱글이 잘돼야 한다. 그래야 앨범을 낼 수 있다. 첫날 1위라서 전망이 밝다. 조금 기다려주면 연말 안에 앨범을 내도록 노력하겠다. 테디와 싸이, 타블로가 지금 작업 대기 중이다.”(지누)
-해외 진출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고 들었다.
“당연히 계획은 다 짜놨다. 빅뱅의 월드투어에 오프닝 무대를 책임지겠다. YG의 해외 인프라가 잘 돼있어서 좋은 음악이라고 판단되면 러브콜이 많이 들어오지 않을까. 해외에 나가면 나이는 좀 속일테니 이해해달라”(지누)
심재걸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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