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이 ‘힘’을 되찾을 수 있을까.
넥센은 지난해까지 ‘타격의 팀’으로 불렸다. 서건창과 이택근이 테이블 세터를 이뤘고 그 뒤로 유한준과 박병호, 강정호가 중심 타선에서 112개의 홈런을 합작하며 무시무시한 화력을 자랑했다. 하위 타선도 만만치 않았다. 김민성과 이성열 등 언제든 한 방 쳐줄 수 있는 타자들이 곳곳에 자리했다. 외국인 타자 로티노가 팀 내 강타자들에 밀려 하위타순에 배치될 정도였다. 상대팀 투수로서는 단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공포의 타선이 넥센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 40홈런을 때려낸 대형 유격수 강정호(피츠버그)가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여기에 개막 직후 주전 3루수 김민성과 2루수 서건창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에 타선도 훨씬 헐거워졌다. 그간 넥센이 보여준 ‘타격의 팀’ 다운 모습도 찾기 힘들어졌다.
넥센은 올 시즌 12경기를 치르면서 팀 타율 0.274로 3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구멍을 발견하게 된다. 중심타선이 타율 0.348로 1위를 달리며 매서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지만, 앞과 뒤에서 이를 받쳐주지 못한다. 테이블세터는 타율 0.248로 7위에 그치고 있고, 6번부터 9번까지의 하위 타선은 타율 0.232로 8위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상·하위 타선이 고전하면서 중심타선의 분전에도 매끄러운 공격이 이어지지 않아 점수를 내기 힘들어지고 있다. 더욱이 상대팀에 ‘중심타선만 피하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줘 공격을 더욱 어렵게 만들게 된다. 테이블 세터가 타율 0.320으로 2위, 중심타선이 0.315로 3위, 하위타선이 0.273, 1위로 짱짱했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넥센 타선의 ‘까다로움’은 한층 줄어들었다. 특히나 마운드가 약해 늘 ‘더 많은 점수’를 뽑아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넥센으로서는 타선의 침체가 더욱 아쉽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결국 타개책으로 타순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3번으로 나섰던 유한준이 5번으로 자리를 옮겨 4번타자 박병호의 뒤를 받치고, 지난해 주로 2번으로 나섰던 이택근이 3번을 맡을 예정이다. 하지만 테이블 세터와 하위 타선의 부진에 대한 답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다. 데뷔 2년차의 김하성이 톱타자 서건창 대신 리드오프로 나서고, 박헌도와 윤석민, 스나이더 등은 하위 타순을 이루며 팀 타선의 ‘부활’을 책임져야 한다. 이들이 살아야 팀이 살아난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사진=넥센 박병호(왼쪽)와 코칭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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