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연료 효율 높은 중형기
대한항공 B787 순차 도입
아시아나는 A350으로 응수
미국 보잉사가 만든 최신 제트 여객기 ‘B787’은 꿈의 여객기라는 뜻의 ‘드림라이너’(dreamliner)로 통한다. 기체의 절반 이상을 가벼운 탄소 복합재로 만들어 기존 여객기보다 연료 효율이 20% 이상 높고 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항공기다.
이착륙 시 소음도 적고 실내 창문이 넓으며 실내 공기질까지 개선해 승객 입장에서도 쾌적하다. 가격은 지난해 기준 2억5,700만달러. 약 3,000억원에 육박하지만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어 항공사들이 선호한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항공사들이 앞다퉈 드림라이너를 도입하고 있다. 영국항공은 새로 도입한 B787을 지난달 30일 서울-런던 노선에 배치했다. 전일본공수(ANA)도 지난 2월 김포-도쿄 하네다 노선에 B787을 투입했다.
에어캐나다도 지난달 인천-밴쿠버 노선에 드림라이너를 도입했고, 싱가포르의 장거리 저비용항공사(LCC) 스쿠트항공은 8월까지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비롯해 전 노선에서 사용 중인 B777을 드림라이너로 교체할 계획이다. 카타르항공 등 중동과 동남아 국적 항공사들도 B787을 앞다퉈 띄우고 있다.
대한항공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드림라이너 10대를 도입한다. 운항 중인 B787-8보다 성능이 개선된 B787-9이다. 이 기종은 기존 B787보다 좌석이 30여석 많은 250~290여석이다.
이에 뒤질세라 아시아나항공은 드림라이너 대신 에어버스의 차세대 중형여객기 A350 XWB 30대를 2017년부터 도입한다. A350 XWB 역시 운항 효율성을 높인 항공기로 기체의 70% 이상이 가볍고 단단한 복합소재와 티타늄,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됐다. 에어버스 측은 “드림라이너보다 연료 효율이 6% 가량 높다”고 강조했다.
A350 XWB는 좌석이 드림라이너보다 많고, 가격도 2억7,000만~3억5,000만 달러로 비싸다. A350 XWB는 올 1월 카타르항공이 세계 최초로 건네받아 독일 노선에 투입했고, 베트남항공과 핀에어 등이 도입할 예정이다.
항공기 사용연한은 25~30년이지만 대한항공(9.5년)과 아시아나항공(9.6년)의 경우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앞으로 10년 안에 국적기 중형 항공기들은 모두 연료를 절약하고 쾌적한 탑승을 보장하는 B787이나 A350 XWB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잉747과 에어버스380이 치열하게 다툰 대형항공기에 이어 중형 항공기 시장도 B787과 A350이 양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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