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접근할 때 불꽃 튀어"
조종 실수, 기체결함 여부 조사
14일 오후 8시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OZ162편이 일본 히로시마 공항에 착륙하면서 활주로를 벗어나는 사고가 발생하자 긴급 출동한 공항 소방대가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NHK 화면 캡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14일 일본 공항에서 착륙 중 사고가 나 승객 수십 명이 부상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4분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162편(에어버스 A320)이 오후 8시쯤 히로시마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를 벗어나 잔디 위에 정지했다. 사고 당시 여객기에는 유아 1명 등 승객 74명과 승무원 7명이 타고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승객 12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으나 교도통신은 23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46세 일본인 여성이 이마에 타박상을 입고 출혈을 보였으며 29세 여성은 허리와 목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시마공항 측은 사고 직후 공항 구조대를 출동시켜 승객 구조작업을 벌였으며, 오후 8시20분쯤 활주로를 전면 폐쇄했다. 탑승객 전원은 항공기 탈출구 슬라이드를 이용해 외부로 나와 도보로 여객터미널로 대피했다. 이 사고로 여객기 왼쪽 주날개 일부가 손상됐고, 엔진에서 연기가 나온다는 목격자 증언이 있다고 교도는 전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자칫 했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고 우려와 안도를 함께 나타냈다.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원인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NHK는 여객기가 착륙할 때 기체 뒷부분이 활주로에 접촉해 불꽃이 나왔다는 공항 측의 통보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항공 당국은 여객기가 착륙할 때 활주로 부근의 지상 설비에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히로시마공항에는 약한 비가 내리면서 공항 남쪽 방향에 안개가 발생하고 있었다고 히로시마 지방기상대가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단 조종 실수나 기계적 결함 등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하고, 기술진을 현지로 급파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지 상황에 대해 파악 중이고, 자세한 경위는 곧 밝히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정확한 인명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며 사고 조사반을 현지로 보내 원인조사를 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3년 7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도 착륙 중 활주로 앞 방파제와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중국인 10대 승객 3명이 숨지고 180여 명이 부상했다. 이 사고로 아시아나항공은 국제 신뢰도가 추락했으며 미국 정부는 이를 2001년 9ㆍ11테러 이후 미국 내 첫 항공사고로 기록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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