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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 훌쩍… 코스피 이번엔 박스권 확 벗어날까

입력
2015.04.1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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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동성 풀리면서 4월 외국인 순매수 1조 넘어

기업들 실적 기대감도 한몫, 저금리 여파 개미들도 증시로…

"디플레·소비심리 침체 등 감안, 더 오르면 폭락 우려" 시각도

2012년 이후 증시는 박스권(코스피 1,800~2,050)에 갇혀 오르고 굴러 떨어지길 반복하는 시지프스와 같았다. 때때로 박스권을 뚫긴 했지만, 그리 오래 머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은 예사롭지 않다. 이달 들어 10거래일 중 무려 8거래일 상승세를 이어갈 정도로 전광판은 빨간색이 익숙해졌고, 박스권 돌파의 안정권으로 여겨지는 2,100선을 가볍게 뚫었다. 더구나 코스피만이 아니라 코스닥과 함께 ‘쌍끌이 강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잔뜩 무르익는 분위기다.

왜 오르나… 유동성ㆍ저금리ㆍ실적 3박자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2.80포인트(0.61%) 오른 2,111.72에 장을 마쳤다. 2,050선을 돌파한 지 불과 나흘 만이다. 올해 저점(1월6일 1,882.45)과 비교하면 불과 석 달간 229포인트가 올랐다. 코스닥은 8거래일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감에 소폭 하락(-4.42포인트)하며 684.97로 밀렸지만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코스닥은 연초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코스피의 두 배에 육박(23.7%)한다.

이번 랠리의 가장 큰 원동력은 뭐니뭐니해도 전 세계적으로 풀려있는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월 9,490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던 외국인들은 2월 순매수로 전환(5,730억원)하더니 3월에는 무려 2조9,5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달에도 이날까지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규모가 1조3,079억원어치에 달한다.

역대 유례없는 저금리 상황 역시 증시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은행 예ㆍ적금에만 의존해왔던 보수적인 개인들조차 연 1%대의 이자를 견디지 못하고 증시로 발길을 옮기는 모습. 이달 들어 13일까지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년여만에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3조3,603억원)했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아직 견고하진 않지만 1분기 비교적 괜찮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태는 양상이다.

이번엔 다른가

이번 랠리는 전고점을 앞두고 무너졌던 과거와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먼저 지금껏 상승 흐름에서 배제되었던 종목들이 함께 오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14일 증시를 보면 은행주가 많이 올랐는데, 이처럼 이번엔 예전에 눈에 안 띄던 종목들이 오르면서 시장 상승세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해석했다.

과거와 달리 유럽, 일본, 중국에서 동시에 돈이 풀린다는 것도 다른 점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공급과 미국 금리 인상 시점 지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금리 하락 등의 요인이 맞물려 있다”며 “전 세계에 넘쳐나는 유동성은 증시 상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기에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치(2011년 5월 2일 2,228.96포인트)를 넘볼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실제 올해 고객예탁금 평균잔액은 17조1,260억원으로 2011년(15조6,790억원)을 웃돈다. 그만큼 증시에 더 많은 돈이 몰려있다는 얘기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러 요인을 종합해보면 이번 상승기에 코스피는 2,200대 초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버블 우려는

하지만 각종 경제연구기관들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낮추는 시점에서 증시만 나 홀로 승승장구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저하나 저물가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 침체된 소비심리 등을 감안할 때 이미 증시에 거품(버블)이 끼었고 더 이상 오른다면 일시적 폭등(오버슈팅) 후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 역시 과도한 측면이 다분하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펀더멘털과 가격의 차이가 커지고 있어 언제까지 계속 오를지 의문”이라며 “미국 지표둔화, 중국 성장률 하락, 그리스 문제 등의 변수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코스닥은 가격 부담이 적지않고, 코스피도 순환매(여러 업종 주가가 번갈아가며 상승) 때문에 개인이 지금 투자해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장세”라고 조언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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