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정은 러시아 먼저 방문"에 불쾌한 중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정은 러시아 먼저 방문"에 불쾌한 중국

입력
2015.04.14 15:01
0 0

러시아 5월, 중국은 9월 방문... 中, 북한과 혈맹관계 격하 움직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달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중국 매체들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1일 김 제1위원장이 군수기계공장을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달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중국 매체들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1일 김 제1위원장이 군수기계공장을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외교무대 데뷔가 5월 러시아, 9월 중국 방문 순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 정부가 올 9월 제2차대전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 위원장을 초청한 사실을 14일 공식 확인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김 제1위원장을 초청했는지를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올해는 세계 반(反)파시즘 전쟁 승리 및 중국인민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으로, 중국은 이미 관련국 지도자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김 제1위원장의 초청 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앞서 중국 매체들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이 내달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민일보사가 발행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북한 고위 관료들이 잇따라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것은 김 제1위원장의 방러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로두철 북한 부총리와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궁석웅 외무성 부상 등이 최근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러시아는 이미 김 제1위원장이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중국에선 김 제1위원장의 방러는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일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해 왔다.

여기에는 김 제1위원장이 첫 해외 순방국으로 중국보다 러시아를 먼저 가는 것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속내가 깔려 있었다. 김 제1위원장이 모스크바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첫 대면을 하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모양새가 나지 않는 일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이 러시아를 가기 전 중국을 거쳐 먼저 시 주석과 만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시 주석이 이달 말 인도네시아에서 열릴 반둥회의에 참석할 것을 확정 지으면서 이런 가능성도 사라졌다.

김 제1위원장이 먼저 러시아를 방문하게 됨에 따라 북중 관계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회복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북중 관계는 당 대 당 관계에서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이 주로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를 상대할 때 사용해온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은 놔 둔 채 같은 점을 추구한다는 뜻)를 북한에 거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주북한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진쥔(李進軍) 주북한 중국 대사는 지난달 30일 신임장 제정 후 김영남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새로운 시기와 정세 아래 북한과 ‘상호존중, 평등상대, 구동존이, 협력공영’을 통해 건강하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의 발전을 지속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에 ‘구동존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에서 구동존이는 통상 체제와 가치관이 확연하게 다른 미국 등 서방국가 등과 접촉할 때 자주 사용돼 온 표현이다.

중국 소식통은 “중국과 북한에 의견의 차이가 분명하다는 것을 공식화한 셈”이라며 “북중 관계가 과거 혈맹 관계에서 정상적인 국가 대 국가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