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뒤끝뉴스/노출 지양 모터쇼, 관람객 수준은 ‘글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뒤끝뉴스/노출 지양 모터쇼, 관람객 수준은 ‘글쎄’

입력
2015.04.13 18:56
0 0

뒤끝뉴스/노출 지양 모터쇼, 관람객 수준은 ‘글쎄’

서울모터쇼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 평일이라 전체적으로 한산했지만 유독 붐비는 부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카메라나 휴대폰을 들고 여성 모델의 사진을 찍기 바빴습니다. 일부 부스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고성이 오갔습니다. 짧은 치마를 입거나, 가슴 골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은 모델이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카메라를 목에 건 한 남성은 “월차까지 내고 왔는데 언니들 사진 실컷 찍어야지”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서울모터쇼에서 일부 관람객들이 몸매를 드러낸 여성 모델의사진을 찍는 모습
서울모터쇼에서 일부 관람객들이 몸매를 드러낸 여성 모델의사진을 찍는 모습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는 서울모터쇼 개막 전부터 ‘여성 모델쇼’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모델들의 과도한 노출을 자제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조직위 관계자는 “관람객이 줄어들더라도 차에 대해 관심을 더 갖게 하고 가족과 함께 와도 부끄럽지 않은 전시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이런 흐름에 맞춰 실제로 노출이 심한 여성 모델들을 부스에 세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파가 몰린 곳은 여지 없이 몸매를 드러낸 여성 모델이 있는 부스였습니다. 아직 서울모터쇼가 여성 모델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광경이었습니다.

‘점잖은 모터쇼’가 되기 위해 속살을 드러낸 여성 모델을 세우지 않은 업체에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모델로 눈길을 끌려는 업체들 때문에 우리만 손해를 봤다” “노출 모델로 눈길을 끈 업체들은 다음에도 또 그럴 것이다” 등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문제는 여전히 모델을 앞세운 서울모터쇼의 이미지입니다. 12일 서울모터쇼가 폐막한 뒤에도 포털사이트에서 ‘서울모터쇼’를 검색하면 몸매를 드러낸 여성 모델들의 사진이 셀 수도 없이 나옵니다. 심지어 모델별로 사진을 정리한 블로그들도 많습니다. 이런 블로그에서 차는 조연도 아닌 배경일 뿐입니다. 가뜩이나 세계최초로 공개되는 신차 기근을 겪고 있는 서울모터쇼가 모델을 앞세워 사람을 모으는 전시회라는 인상으로 굳어지지나 않을까 염려됩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전시회를 두루 다녀 봤다는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와 관람객들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이래서 서울모터쇼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 정도로 비관적일 필요는 없겠죠. 그러나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신차를 볼 수 있는 전시회를 만들기 위해 ‘모델 사진을 찍으러 서울모터쇼에 간다’는 관람객이 이제는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