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동포 2세 서울대 연구원이 세계 최고 권위의 암 학회에서 ‘젊은 과학자상(Scholar-in-Traing Award)’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대 약대 종양 미세환경 연구센터에서 박사 과정을 밟는 박연옥(32) 연구원은 18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미국암학회 연례 학술대회(AACR) 2015’에서 젊은 과학자상 상을 받게 됐다. 박 연구원은 또 학회 초록집에 낸 자신의 논문을 구두로 발표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박 연구원이 이번에 제출한 논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유도된 인산화를 통한 위암세포의 미토파지 촉진’에 대한 논문이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그 동안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 됐지만 이 균이 위암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 박 연구원은 이번 논문을 통해 파일로리균이 위 점막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신호전달 회로를 새롭게 밝혀냈다.
이번에 박 연구원이 받게 될 젊은 과학자상은 대학원생이나 박사후 과정에 있는 연구자가 암 연구 분야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권위 있는 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람에게 2,000달러의 상금도 수여된다. 2만명 이상 참석하는 암학회에서 논문 발표 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미국암학회 초록집에 실린 만 편 가량 논문 가운데 5%가 채 되지 않는 논문에만 구두 발표 기회가 주어진다.
재중동포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옌벤대 약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5년 전 서울대로 유학 온 박 연구원은 지난 해 안타깝게 미국암학회 방문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세계 최고 권위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논문 초록까지 제출했지만 대사관 실수로 비자가 제때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회 참석이 좌절 됐지만 박 연구원은 1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논문 데이터를 보강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해의 해프닝을 전화위복 삼아 올해 새로 제출한 논문으로 젊은 과학자상을 거머쥐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신호전달 현상을 기반으로 연구한 것인데 앞으로는 이 전달 회로의 작동 원리까지 밝혀낼 수 있도록 연구의 저변을 넓히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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