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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묘수? 아니면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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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묘수? 아니면 모험?

입력
2015.04.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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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수? 아니면 모험? 그도 아니면 떠넘기기일까?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의 신선식품·생필품 상시할인 선언을 놓고 업계가 머리를 갸우뚱 하고 있다.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기업의 정의와는 대단히 멀리 떨어져 있는 정책인 것 처럼 보여서다.

도성환 사장의 정책을 진행하면 홈플러스의 영업이익률은 한없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또 영국 테스코에 지불하는 로열티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2014년 홈플러스의 전체 매출은 10조1,110억원, 영엉이익은 3,3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3.3%에 그쳤고 2011년의 6.4%에 비교하면 무려 48%나 떨어졌다. 3.3%의 영업이익은 경쟁사인 이마트(6.1%)·롯데마트(3.7%)와 비교하면 업계 최저 수준이다. 그런데 올해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신선식품·생필품을 홈플러스의 수익성은 올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도성환 사장은 간담회에서 "자체 마진 1,400억원을 줄여 2,450가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생필품 가격을 연중 상시 10~30% 싸게 팔겠다"고 선언했다.

도 사장의 발언은 영업이익이 2000억 원 이하로 떨어질 것을 감수하겠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지난해 영업이익 3,336억에서 1,400억원을 빼고 2014년 기준 수익률을 계산하면 영업이익은 2.0%이하까지 떨어진다.

▲홈플러스 박리다매 승부

홈플러스의 노림수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매출증가다.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통해 싸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구입하러 온 고객을 공략해 매출을 증대 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홈플러스의 승부수는 먼저 이익을 줄이는 대신 많이 판다는'박리다매', 두번째는 충성도 높은 고객확보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확보한 고객이 패션과 가전으로 옮아가면 추가 매출을 올릴수 있고 수익성도 확보 할 수 있다. 홈플러스의 숙제는 끌어 모은 고객들의 지갑을 열어 추가 상품 구매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도성환 사장의 묘수가 먹힐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늘면 로얄티도 늘어

홈플러스 저가 공략의 최대 약점은 수익구조다. 박리다매로 매출이 작년을 넘어설 가능성은 크다. 또 수익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영엉이익률(%)은 작년보다 더 떨어질 것이다. 더구나 홈플러스는 올해 '신선지킴이'라는 이름의 식품 전문 관리직원 500명을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인건비 부담까지 커진 상황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로열티다. 홈플러스는 현재 모기업인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에 이익 기준이 아닌 매출 기준으로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올해 영업이익률이 최악으로 떨어져도 매출이 늘면 테스코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늘어나는 구조다.

홈플러스의 로열티는 2009년 38억원(매출 0.05%)에서 2010년 42억원(0.05%)·2011년 44억원(0.05%)·2012년 45억원(0.05%)·2013년 748억원(0.86%)으로 크게 늘었다.

2013년 로열티 지급률이 0.86%로 올라간 이후 홈플러스는 영업이익의 20~25% 정도의 금액을 매년 영국 테스코에 송금하고 있다.

▲궁금증, 의혹의 시선

홈플러스에 대한 업계의 궁금증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의 30%가 넘는 로열티 등 비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면 홈플러스의 문제가 바로 보인다. 2014년 매출 기준(10조1,100억원)으로 마진을 줄이고(영업이익 1,936억원) 새로 500명을 고용한 후 로열티를 2013년 수준으로 지급(748억원·영업이익의 38.6%)하면 1000억원 남짓의 수익을 올릴 뿐이다. 거대 자본을 투자하고도 얻는 수익으로 치면 크지 않다. 특히 경쟁상대들과 비교하면 수익 차는 대단히 커진다. 업계 관계자 A는 "홈플러스가 버틸수 있을지 의문이다. 체력이 좋아 버틸 수 있다고 해도 경쟁사와 비교 자료가 나오면 고위층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B는 "현 정책을 유지하면 수익성이 너무 떨어진다. 그래서 의혹이 일고 있다. 줄어든 마진폭을 어디서 만회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일각에서는 납품업체가 손해 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고 말했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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