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꼬일 대로 꼬였다. 초반 부진에 울상 짓고 있는 넥센이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고도 이를 활용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넥센은 올 시즌 12경기를 치르며 4승8패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며 ‘강팀’ 대열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올해는 승률 0.333로 9위에 머물고 있다. 매서운 타선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힘이 많이 빠졌다. 지난해까지 중심타선을 맡았던 강정호(피츠버그)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로 인해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데다 김민성과 서건창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팀의 두 번째 무기도 소용이 없다.
넥센은 최근 몇 년간 강한 타선만큼 강력한 뒷문을 자랑했다.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한현희와 손승락이 각각 홀드왕과 세이브왕을 차지했다. 여기에 조상우도 묵직한 직구로 불펜에 힘을 보태며 넥센의 뒷문을 더욱 꽁꽁 잠궜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팀이 초반부터 끌려가는 경기를 많이 하면서 필승조가 승리를 지켜내기 위해 마운드를 오르는 일이 확 줄었다.
조상우는 올 시즌 5경기에 나와 7이닝을 2피안타로 막으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홀드 기록을 하나도 챙기지 못했다. 손승락은 4경기에 나와 4이닝을 던지며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평균자책점 0으로 강력한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손승락 역시 세이브 기회를 한 번도 얻지 못해 세이브 수는 아직 ‘0’이다.
올 시즌 조상우와 손승락이 한 경기에 등판해 승리를 일궈낸 것은 지난달 28일 한화와의 개막전이 유일하다. 둘 다 홀드나 세이브 기록은 거두지 못했으나,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 막아 연장 12회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력한 불펜을 보유한 팀의 장점을 재확인 시켜준 셈이다.
하지만 올 시즌 넥센은 선발이 일찍부터 무너지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조상우는 주로 지고 있는 경기에서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더 잦아졌다. 손승락은 세이브 상황을 얻지 못해 등판 간격이 길어져 컨디션 조절을 위해 경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런 조건과 상관없이 둘 다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행이지만, 승리를 지키기 위해 던지는 필승계투조가 개점휴업을 해야 하는 아쉬운 현실은 달갑지 않다.
다른 팀과도 큰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시즌 막판까지 한현희와 홀드 1위 경쟁을 벌였던 삼성 안지만은 올해 8경기에 나와 5홀드를 올리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SK 윤길현은 7경기에 등판해 5세이브로 1위에 올라 있다. 삼성과 SK는 나란히 1위와 2위를 기록 중이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사진=넥센 손승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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