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담보능력이나 신용점수 대신 인성평가만으로 상환능력을 측정해 대출해 주는 방법이 등장했다.
김회민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인성평가를 활용한 신용평가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개인의 성격을 분석하고 이를 신용점수로 환산해 대출상환 능력을 측정하는 사례가 해외에서 등장했다"고 13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비주얼디엔에이(VisualDNA)와 미국 이에프엘(EFL)사가 각각 개발한 이 신용평가는 신용점수, 금융기록, 담보, 대출이력을 보지 않고, 간단한 테스트를 한 뒤 그 결과를 근거로 돈을 빌려 주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비주얼디엔에이의 평가는 대출 요청자의 평소 취향이나 습관 또는 생각을 선택하는 그림문항들로 구성된다. 평가 기준은 경험에 대한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성(분노 등 불쾌한 정서를 쉽게 느끼는 성향) 등 5개 항목으로 이뤄진다. 기존의 상습 연체자에 대한 연구분석을 통해 얻어진 결과와 대출요청자의 인성평가 결과를 비교해 신용 정도를 측정하는 식이다.
EFL은 대출요청자의 사업수완, 지능, 정직성, 성품 등을 평가해 신용점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고득점자일수록 미래상환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평가 시간도 10~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지만, 상환 실적은 오히려 높았다. 실제 마스터카드는 비주얼디엔에이의 인성평가를 도입해 15만명을 테스트한 결과 부실률이 23% 감소했고, 인도네시아 BTPN 은행도 EFL의 인성평가를 받아들여 부실률을 이전보다 31% 낮췄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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