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세터 김사니(34)의 부재에 쓴 잔을 들이켰다. 주전세터가 코트에 나서지 못하면서 톱매치다운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IBK기업은행은 1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한ㆍ일 V리그 톱매치 여자부 경기에서 일본 리그 챔피언 NEC레드로키츠에 3-0(25-13 25-14 25-23)로 완패를 당했다. 2년 전 한ㆍ일 톱매치에서도 일본의 히사미츠에 0-3 완패를 당했던 IBK기업은행은 또 한번 일본 챔피언에 무릎 꿇어야 했다.
패인은 IBK기업은행의 ‘명품세터’ 김사니의 빈자리였다. 챔프전에서 부상 투혼을 벌이며 최우수선수(MVP)까지 올랐던 김사니는 시즌 마무리 후 좋지 않은 몸 상태로 톱매치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후보 세터 이소진(28)이 대신 출전하려 했지만 새끼 손가락에 금이 가면서 역시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막내 세터인 김하경(19)을 내보내기로 결정한 이정철(55) IBK기업은행 감독은 “막내의 배짱을 기대한다”면서도 “(김)사니의 몸상태만 괜찮았으면 좋은 경기를 하는 건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초반부터 챔프전까지 10연승을 달렸던 IBK기업은행의 저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양한 공격 루트가 나오지 않으면서 데스티니 후커(28ㆍ미국)-김희진(24)-박정아(22) 공격 삼각편대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에 나선 NEC는 발 빠른 플레이와 꼼꼼한 수비로 경기를 리드했다. 1세트부터 NEC가 큰 점수차로 경기를 지배했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에 서브, 블로킹 점수를 1점도 내지 못하며 12점차로 무너졌다. 2세트에서는 데스티니의 공격 성공률이 12.50%까지 곤두박질쳤다.
IBK기업은행은 3세트 들어 주도권을 잡고 힘을 쏟았다. 양팀은 근소한 점수차로 시소 게임이 이어졌다. IBK기업은행은 23-23까지 경기를 끌고 갔지만 결국 역전을 허용하며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여자부 MVP는 신인 공격수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서브에이스 3개를 포함해 17점을 몰아친 NEC 레프트 야나기타 미즈키(19)가 가져갔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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