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2명 사망… 한국인 피해 없어
IS 세력, 우리 정부 겨냥은 처음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위치한 한국 대사관이 이슬람국가(IS)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의 총격을 받아 현지경찰 경비원 2명이 숨졌다. 우리 국민 피해자는 없었지만 IS추정 세력이 우리 정부를 겨냥한 것은 처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12일 오전1시20분(현지시간)쯤 신원미상의 차량이 주리비아 한국대사관 청사를 향해 기관총 40여 발을 발사했다. 총격으로 대사관 밖 경비초소에서 근무 중이던 리비아 내무부 소속 외교단 경찰관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외교부 당국자는 “총격 후 차량은 그대로 도주했다”며 “사상자는 모두 현지인이며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IS의 트리폴리 지부 측은 트위터를 통해 ‘한국 대사관 경비 2명을 제거했다’고 밝히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리비아 현지 당국에 철저한 수사와 경호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괴한을 태운 차량이 대사관의 한국인을 겨냥해 총격을 가했는지 아니면 철수를 위협하기 위해 현지인 경비인력을 노린 것인지 의도를 분석 중이다. 2층 건물인 대사관 외벽을 제외한 내부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리비아 현지 정세가 갈수록 불안해지는 만큼 공관 인원 전체를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리비아 대사관에는 한국 외교관 2명과 행정원 1명이 머물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지난해 IS 세력이 커지면서 북동부의 항구 도시 토브루크로 쫓겨났고, 수도 트리폴리는 이슬람 민병대가 장악한 상태다. 앞서 지난해 8월 리비아 정세가 격화되자 정부는 항공편은 물론 청해부대 문무대왕함까지 현지에 투입해 교민과 우리 근로자 400여명을 급히 철수시키기도 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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