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신학기를 맞은 일본의 학부모들도 아이의 스마트폰 구입문제로 골머리를 앓긴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이 사주긴 하지만 온라인게임에 빠져 중독되는 아이들이 흔하다. 그렇지만 각종 학습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얻는 부분도 커 무조건 금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밤마다 방안에 틀어박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몰두하는 아이를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12일 아사히(朝日)신문은 아홉살 딸이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며 비싼 게임아이템을 구입해 업체에 5만엔을 지불한 40대 학부모를 소개했다. 국민생활센터에 따르면 2009년 2건뿐이던 스마트폰 상담건수가 올해 2월말까지만 6만건을 넘어섰다. 특히 미성년자 피해가 늘고 있다. 온라인게임 피해는 2012년 11월 532건이던 게 이듬해 11월 1,340건으로, 미성년자 비율도 40%로 배 이상 늘었다. 9세 이하만 12%~18%에 이른다. 센터 관계자는 “부모가 새 기종으로 휴대폰을 바꾸면서 안 쓰게 된 중고 스마트폰을 자녀에게 넘겨준 뒤 사용을 제한하지 않아 발생하는 피해가 많다”고 전했다.
문제는 계약조건이 만료된 스마트폰이라도 집안에 무선랜(LAN)이 있으면 인터넷에 연결된다는 점이다. 대다수 부모가 쓰던 중고휴대폰은 성인물이나 잔혹한 영상 등을 제한 없이 접속할 수 있다. 때문에 중고폰을 무턱대고 줄게 아니라 사전에 필터링 응용프르그램을 꼭 설치하는 게 필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개인정보를 퍼뜨리거나 욕을 하는 등 부적절한 사용을 막기는 힘들다. 지난달 가와사키(川崎)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중학생 살해사건도 피해학생 및 동네선배 용의자의 교류에 ‘라인’이 사용되고 있었다. ‘디지털아트’의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생까지 스마트폰 소유자 중 약 62%가 ‘라인’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에 대한 연구회’는 부모가 자녀와 인터넷 사용문제를 함께 의논하고 적절한 답을 찾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우선 인터넷 공간의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줘야 한다. 자신의 이름 등이 공개되며 한번 쓴 글을 되돌릴 수 없고, 불미스러운 일로 자신의 장래가 망가질 수 있다는 점 등을 주지시켜야 한다. 필요이상으로 자신을 내보이지 말고, 알 수 없는 사람의 말을 지나치게 믿어서도 안된다.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춰 커뮤니케이션 상대를 가족, 아는 사이, 낯선 사람으로 조금씩 확대해 나가는 준비과정을 거치는 게 좋다.
‘아이 넷 연구소 사무국’ 다카하시 다이요(高橋大洋)씨는 “위험이 있다고 해서 사용을 금지하면 자녀가 인터넷의 위험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갖출 수 없게 된다”며 대신 “잘 때는 스마트폰을 방안에 두지 않기로 규칙을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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