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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영화도 결국… 2030이 흥행성적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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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영화도 결국… 2030이 흥행성적 좌우

입력
2015.04.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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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상회·화장, 성적 신통치 않아

장수상회.
장수상회.
화장.
화장.

중ㆍ장년이상 관객들을 겨냥한 ‘실버영화’가 흥행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 2월 각각 개봉한 ‘강남 1970’과 ‘쎄시봉’이 예상 밖 흥행 부진을 보인데 이어 9일 나란히 개봉한 ‘장수상회’와 ‘화장’이 초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실버영화가 아직은 흥행 주류로 진화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강제규 감독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장수상회’는 전형적인 실버영화다. 케이블 오락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노년스타 박근형과 윤여정이 남녀 주연을 맡아 황혼의 사랑을 그렸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찬열과 젊은 배우 조진웅, 한지민이 조연으로 출연했으나 주 타깃은 중ㆍ장년층 이상이다.

‘장수상회’가 11일까지 모은 관객은 24만68,611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 11일 관객만 11만6,854명으로 8일 먼저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세븐’과 지난달 선보인 ‘스물’에 이어 일일 흥행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앞서 개봉한 영화보다 순위가 아래라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런 추세면 100만 관객 고지 도달도 힘겨워 보인다. 강 감독은 “흥행을 염두에 두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고 밝혔으나 작품마다 수백만 관객을 동원하던 흥행술사답지 않은 성적표를 받게 됐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은 더 우울하다. “대가의 작품답다”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외면하고 있다. 11일까지 누적관객수는 5만439명, 11일 일일 흥행 순위는 5위에 그쳤다. 말기암 아내를 간호하는 한 50대 대기업 임원의 정신적 방황이라는 소재가 중ㆍ장년층의 관여도가 높을 만하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국제시장’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실버영화 열풍이 불었지만 영화계에서는 아직 미풍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20대 관객이 초반 흥행세를 이끈 뒤 40대 이상 관객이 극장가를 찾으면 대박으로 이어진다는 흥행공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실버영화라 해도 20대 관객의 마음을 먼저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년 소재가 무조건 실버 관객들의 호감을 얻는 것도 아니다. 영화평론가 오동진씨는 “노년의 사랑을 다룬다 해도 좀 더 파격적인 형식과 내용이 따라야 관객들의 시선을 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멀티플렉스체인 CJ CGV가 지난 2일 열린 미디어포럼에서 발표한 수치도 실버영화의 열기가 아직 아랫목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CGV가 매해 4회 이상 영화를 예매한 9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대 이상 관객 비중은 2012년 4.6%에서 지난해 5.7%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20대 관객의 비중은 36%에서 34%로 줄었으나 여전히 영화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원 CGV리서치센터 팀장은 “지난해 40~50대 관객이 400만이 볼 영화를 500만 관람 영화로 키우며 새로운 주요 관람층으로 부상했다”면서도 “관람객의 64%가 아직은 20~30대”라고 말했다.

라제기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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