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희년 칙령
프란치스코 교황이 특별 희년(禧年)을 앞두고 전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들에게 “가난하고 억압 받는 사람들을 보듬어야 한다”는 내용의 칙령을 발표했다.
dpa는 교황이 11일 추기경들과 함께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Holy Door)을 열고 들어가는 의식을 거행하며 특별 희년 칙령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12페이지에 달하는 칙령을 발표하며 “한 마디로 기독교인들은 어디에 있든지 모든 사람들에게 자비의 오아시스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칙령에 루카복음의 ‘7가지 선행’을 인용해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은 자에게 입을 것을 주며 낯선 사람을 환대하고 병든 자를 치료할 것을 주문했다. 교황은 또 부패를 비판하고 범죄자들을 향해 회개하고 새 삶을 살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칙령에 담았다.
교황은 지난달 13일 선출 2주년을 맞아 ‘자비’를 주제로 하는 특별 희년 선포를 결정했다. 교황은 당시 루카복음 6장 36절인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라는 성구를 인용하며 자비를 강조했다. 이번 희년은 정기 희년 사이에 교황이 정하는 특별 희년으로 올 12월 8일 시작돼 내년 11월 20일까지 이어진다.
희년이 시작하는 12월 8일에는 가톨릭 역사에서 가장 큰 개혁으로 평가 받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년 10월 11일~1965년 12월 8일) 50주년을 기념한다. 공의회 정신을 이어 받아 개혁에 나서겠다는 교황의 의지가 담겨 있다.
1300년 교황 보니파시오 8세가 도입한 희년은 가톨릭 교회에서 신자들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로, 교인들이 로마를 찾아 속죄를 받도록 한 가톨릭 제도다. 정기 희년은 25년마다 기념하지만 교황은 특정한 일을 기념해 특별 희년을 지정할 수 있다.
희년의 시작은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된다. 성문은 희년 기간에만 열리며 마지막으로 열린 것은 2000년이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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