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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신소재 출시 기대감 쑥쑥… 부채 축소는 느린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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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신소재 출시 기대감 쑥쑥… 부채 축소는 느린 걸음

입력
2015.04.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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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제품 시장 활황

스판덱스 등 텃밭서 이익 꾸준해, 지난해 영업이익 6003억원

재무구조개선은 점진적으로

부채비율 371% 달하지만 "현재 성과는 해외투자 결과"

단번에 큰 구조조정은 안 해

이승욱 (주)효성 재무본부 IR 팀장(왼쪽),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오른쪽)
이승욱 (주)효성 재무본부 IR 팀장(왼쪽),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오른쪽)

효성 주가가 지난 2월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월 16일 7만1,000원이었던 주가는 4월 10일 현재 9만1,700원을 기록했다. 한 달 반 만에 29% 치솟은 셈이다. 단기간에 급등하는 코스닥종목에 비하면 상승률이 낮은 편이지만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무거운 화학 기업이란 점을 고려할 때 상승 폭이 주목된다. 주가상승의 이유는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춘절이라는 조업일수 감소에도 판매량 증가와 원가하락으로 실적호전이 예상된다.

효성은 동양나일론을 모체로 섬유 기업으로 출발해 중공업과 화학 사업을 추가하며 끊임없이 기업 변신을 추구해왔다. 2000년대 중반 중국의 범용 섬유사업 성장으로 위기를 경험했고, 세계 전력교체 시기에는 중공업부문의 대규모 이익증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제 효성은 첨단 소재전문기업으로 또 한 번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올 하반기 상업생산 예정인 신소재 폴리케톤을 통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또 탄소섬유의 기술력 제고를 통해 항공기소재 등 고부가 경량화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소재부문 애널리스트 팀장인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위원과 ㈜효성 재무본부의 이승욱 IR 팀장을 만나 효성의 미래와 내부고민에 대해 들어봤다.

효성은 최근 3년간 실적이 좋아져 이익 성장이 돋보인다. 그 배경은?

“2012년 영업이익이 2,231억에서 2013년 4,859억원, 2014년 6,003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그 배경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스판덱스를 축으로 한 섬유 부문의 이익이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또한, 지난 3년간 적자였던 중공업 부문이 흑자로 전환하고, 전 세계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지의 45%를 공급하고 있는 산업 자재 부문 등의 꾸준한 이익창출 덕분이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 부문은 3년 전 도급순위 90위권에서 지난해 42위로 올라서며 수주 확대 효과도 한몫을 했다.”

최근 실적이 뒷받침하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 등 국내 대형 화학 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견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효성은 크게 7개의 사업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효성은 ▦의류용 원사를 만드는 섬유 부문 ▦자동차ㆍ토목ㆍ건축 등의 산업용 섬유를 만드는 산업 자재 부문 ▦폴리프로필렌, 필름 등의 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화학 부문 ▦변압기ㆍ차단기ㆍ산업용 펌프를 제작하는 중공업 부문 ▦건설 ▦무역 ▦금융 자동화 기기에서 IT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정보통신 등 다각화된 사업영역에서 안정적인 수익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같이 다각화된 사업부문을 하나로 통합하게 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부터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효성물산과 효성중공업 등 4개 회사를 ㈜효성으로 통합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다각화된 사업영역으로 수익기반이 고르게 분산돼 있다 보니 사업위험 완화와 성장성 확보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반면 투자자들로서는 사업구조 자체가 너무 다각화돼 있고 복잡하다 보니 선뜻 투자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많다. 이 같은 점이 객관적인 실적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되는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

실적향상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높고 차입금이 많은 부분이 주가 저평가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2013년까지 대규모 신ㆍ증설 투자 등으로 자금수요가 많아지면서 차입금이 늘고 재무안정성 지표 전반이 저하된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부채 감축을 위해 회사 캐시카우였던 페트병 제조 사업부를 4,150억원에 매각해 순차입금은 현재 7조3,000억원에 부채비율은 371.9% 수준으로 아직 높은 편이다. 그러나 금융회사인 캐피탈을 제외한 연결기준 차입금은 5조9,000억원에 부채비율은 220.5% 수준으로 준다. 올해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올해 구체적인 재무개선안은 무엇인가.

“최고 경영진은 재무구조 개선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2013년 차입금 상환과 국세청이 부과한 추징금 3,500억원을 내다 보니 자본구조가 나빠졌다. 그러나 효성은 지난해 차입금 증가의 부담에도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섰다. 당장 재무구조 개선도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선 성장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요사업들이 기본적으로 장치산업이어서 선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물량에서 밀리면 하루아침에 시장 지배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당시 해외투자가 이뤄졌기에 오늘의 성과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건설부문이 보유한 용지들을 매각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단 다소 못하겠지만 영업 수익이 확대되고 운전자본 감축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한 번의 대 단위적인 구조조정보단 점진적인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이다.”

저수익 사업에 대한 매각 또는 전환 등 사업구조 개편은 계획하고 있나.

“시장에선 무역이나 건설 등 저수익 사업부문을 분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섬유사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무역 부문의 지원이 컸다. 건설 부문도 어려운 시점이 있었지만, 위기를 다 넘기고 요즘은 수주도 늘고 있다. 이들 사업부문은 지금도 독자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물론 IMF 외환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효성을 중심으로 수직 계열화된 사업구조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이 큰 힘이었다. 섣부른 기업 분할이 있었다면 지금의 효성이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당분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금 효성 사업 전체를 볼 때 어느 때보다 호시절이다. 이 기간에 지주회사 개편을 단행하는 것도 좋은 기회인데.

“효성그룹은 ㈜효성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가 순환출자 없이 최대주주들이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주주의 지분율이 30% 이상으로 안정적인 지배구조체제를 갖추고 있고 그룹 내에서 ㈜효성이 실질적인 사업 지주회사로의 역할을 하고 있어 법적인 지주회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공정거래법상에서도 문제가 있어 지주회사로 시급히 전환해야 할 다급한 상황도 아니다. 지주회사 전환은 시기적으로 내부에서 검토해 판단할 부분으로 최고 경영층이 결정할 것이다. 지금 현재에도 지주회사로의 전환준비에 실무적인 문제점은 없다.”

다시 돌아가 주가 저평가 요인으로 기업 거버넌스나 오너 리스크 영향은 없나.

“시장에서 일부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오너 리스크나 거버넌스 문제가 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은 효성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가 세계 1위이다. 하반기에는 신소재인 폴리케톤 상업 생산이 예정돼 있다. 장기적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무엇을 준비하나.

“효성은 우리의 삶과 직결된 소재를 생산하는 첨단소재 기업으로 거듭나려고 하고 있다. 스판덱스 등 기존 글로벌 1위 제품의 지배력을 공고히 다져가며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에 성공한 신소재 폴리케톤과 탄소섬유를 중심으로 글로벌 첨단 소재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소재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인력과 투자를 소개해 달라.

“현재 효성기술원을 중심으로 중공업 연구소, 강선연구소, 전자 연구소 등 4개 연구소가 운영하며 500명의 R&D 인력이 있다. 제조부문 전체 매출액의 약 1.5%를 R&D 비용으로 투자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내년 창사 50주년을 앞두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대기업 순위에 따르면 25위(공기업 제외)로 계열사는 44개, 자산총액은 11조 2,000억원에 달한다. 기업 역사와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업 인지도가 낮다. 기업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한 방안이 있나.

“B2B 소재기업으로 사실 광고나 인지도 향상 등이 회사 경영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기업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업 이미지 광고를 시작하는 등 브랜드 제고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또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과 창출을 위해 전북도와 협력해 탄소소재ㆍ농생명ㆍ문화산업 등 150개 기업을 창업하기로 하는 등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학만 선임기자 local@hk.co.kr

■효성 SWOT 분석

▦강점(Strength)

- 스판덱스와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등 세계 1위 품목을 보유

- 다양한 사업구조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약점(Weakness)

- 동종업계 평균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차입금 규모와 이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 일부 사업(중공업 부문 등)의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 상존

▦기회 요인(Opportunities)

- 올해 하반기 상업생산 예정인 폴리케톤을 통한 엔지니어링 플라시스틱(EP)시장 진출

- 탄소섬유 기술력 제고를 통해 고부가 시장으로의 확대 가능성

▦위기 요인(Threats)

- 중국 등 신흥국의 스판덱스 증설과 기술력 상승 가능성

- 섬유산업 성숙기 진입으로 전체적인 성장성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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