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찰, 혐한 시위 관련 집중 조사
지난달 25일 심야에 일본 도쿄 신주쿠(新宿)구 소재 주일 한국문화원 건물에서 방화를 시도한 용의자가 10일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 경찰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사건 용의자로 39세의 일본인 남성 곤도 도시카즈(近藤利一ㆍ무직)를 건조물 침입 및 손괴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경시청 공보 관계자가 밝혔다. 경시청 공보 관계자는 방화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데 대해 “용의자가 불을 붙였지만 방화에까지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요쓰야(四谷)경찰서는 곤도를 상대로 범행동기 등을 조사 중이며 12일 도쿄지검으로 신병을 이송, 후속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곤도가 최근 일본내 반한감정을 자극하고 혐한 시위를 주도해온 이른바 헤이트스피치(혐오시위)와 관련성 여부를 집중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간 한국문화원으로부터 건물 내 CC(폐쇄회로)TV를 넘겨받아 신체적 특징 등을 정밀 분석해왔다. 특히 건물 밖 주변도로에 설치된 CCTV도 차례로 검색해 용의자의 이동경로를 역추적하며 수사범위를 좁혀왔다. 반면 곤도는 “전혀 기억에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요쓰야 경찰서에서 신체검사를 끝낸 뒤 취조중”이라면서 “헤이트스피치와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밤 11시50분께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한국문화원 건물 옆 보조 출입구 외벽에 라이터용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인 뒤 도주했다. 문화원 건물 외벽이 석재여서 불은 2,3분만에 꺼졌으나 직경 1m 가량의 그을음이 남았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한국문화원은 한국 전통문화 행사와 공연 등이 이뤄지는 한일 문화교류의 장으로 지난 해까지 주일 한국대사관이 입주해 있던 곳이어서 범인이 의도적으로 이 곳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의혹이 짙다. 사건 이후 한국정부는 주일 대사관을 통해 일본 외무성에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조속한 수사 진행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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