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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직 총리 3인방, 反아베 쓴소리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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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직 총리 3인방, 反아베 쓴소리 행보

입력
2015.04.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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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쿠를 평화의 섬으로 무라야마, 아베 담화에 과거사 사과 연일 압박

크림반도 방문한 하토야마… 정부 비난에 선문답으로 맞서

원전 제로 메르켈은 反독일인가… 간 나오토, 反원전 질타에 직격탄

무라야마 전 총리
무라야마 전 총리
하토야마 전 총리
하토야마 전 총리
간 나오토 전 총리
간 나오토 전 총리
아베 총리
아베 총리

비(非) 자민당 출신 전직 총리 ‘3인방’이 일본 보수진영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가 ‘반(反) 아베 신조(安倍晋三) 트리오’로 불리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민당 55년 체제’ 붕괴과정에서 성장한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회당 출신 무라야마 전 총리는 9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8월에 나올 ‘아베담화’의 과거사 언급 여부에 대해 “목표는 사과하는 게 아니다. 좋든 나쁘든 우리가 과거에 한 행위를 인식한다는 게 중요하다”라며 연일 아베를 압박하고 있다. 2일엔 홍콩 봉황위성TV를 통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할 의향을 밝혀 총리관저의 공분을 샀다. 중국이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당사자를 치밀하게 활용할 것이란 경계심 때문이다.

그러나 무라야마는 한술 더 떠 중일간 영유권 분쟁지인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를 두고 “마땅히 양국이 공동개발해 이익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의 섬’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보수세력에서는 ‘매국노’란 공격이 쏟아지고 있다.

2009년 민주당 정권 얼굴이 됐던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달 외무성의 자제 요청을 뿌리치고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방문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주권침해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입장에 반한다”며 “총리 경험자로서 있을 수 없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분노했다. 하지만 하토야마 전 총리는 도쿄 지역방송에서 “우주인이 보면 국경은 없다, 유토피아 사상은 건재 한다”는 선문답으로 맞섰다. 우주인은 돌출 행동을 일삼는 하토야마 전 총리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붙인 별명이다.

그는 이어 “내가 움직이면 뭐든 국익에 반하는 게 된다. 총리직함은 원래 없어도 좋았다”며 자신에 대한 공격을 조소한 뒤 “우연히 총리가 돼 직함이 붙었지만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다”고 못박았다.

간 나오토 전 총리는 최근 아베 총리의 측근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전후 70년 아베 담화 전문가회의에서 활동중인 나카니시 데루마사(中西輝政) 교토(京都)대 명예교수가 타깃이다. 나카니시 교수는 1차 아베정권(2006년 9월~2007년 9월) 때 ‘아름다운 국가만들기 기획회의’에서 일했다. 그가 최근 일본 월간지‘Voice’에 “사람들의 불안을 틈타 원전 알레르기를 키우지만, 일본이 처한 심각한 에너지전력 위기엔 눈을 감고 있다”며 “이게 바로 반 일본 운동”이라며 반원전 운동을 질타한 것이다. 그러자 간 전 총리는 지난달 12일 블로그를 통해 “‘원전 제로’를 실현하려는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반 독일’인가. 너무나 비논리적이라 학자의 논문으로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지난 3일엔 ‘아베체제 받드는 정치’란 글을 통해 “여론조사를 하면 과반수가 탈핵을 원하는데 국회에선 국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으니 이 정권의 폭주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물론 가만히 있을 보수진영이 아니다. 이들은 간 총리가 부총리로 재직하던 2010년 3월 국회답변에서 “의회제 민주주의는 시한을 분할해 어느 수준의 독재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거론하며, ‘의회독재 신봉자’로 낙인 찍고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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