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트 주장
한국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살상용 ‘킬러 로봇’(Killer Robot)을 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디펜던트는 9일 대표적인 살상용 로봇 3개 모델을 소개하며 이 중 ‘센트리 가드 로봇(SGR)-1’이 현재 한국과 북한의 경계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로봇은 고정된 위치에서 작동하며 추적 기능이 있다. 또 탑재된 유탄발사기 또는 기관총으로 사람과의 교전이 가능하다.
SGR-1은 내부에 장착된 4개의 카메라로 좌우 반경 180도 이내에서 주간 4km, 야간 2km까지 움직이는 물체를 탐지할 수 있으며, 형상인식장치가 내장돼 주간 2km, 야간 1km 안에서 움직이는 물체가 사람인지, 차량인지, 동물인지 가려낼 수 있다. 이 로봇은 삼성테크윈이 2007년 지능형 감시경계용으로 선보인 것이다. 공격 판단은 로봇이 자체적으로 하지 않고 기지에 있는 군인들이 한다.
킬러 로봇은 개발 당시부터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논란이 많았다. 원격 제어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공격 여부를 결정하는 로봇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윤리적 우려부터 로봇이 전쟁 범죄를 저질렀을 때 누가 책임을 물어야 하냐는 법적 문제까지 제기됐다. 이와 관련, 다음주 유엔에서는 전쟁에서 자율살상무기의 역할에 대한 본격적인 토론이 열릴 예정이다.
반면 살상용 로봇 분야 전문가인 알렉스 발레즈-그린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지난달 1일 ‘로페어’(Lawfare)라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SGR-1이 분쟁 지역에서 전쟁을 막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살상용 로봇 같은 ‘자율살상무기(LAWs)’ 사용을 금지하면 한국 지도자들이 억지력을 통해 평화를 증진할 수 있는 소중한 수단을 잃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도 “SGR-1은 DMZ와 같은 제한된 환경에 배치돼 있기 때문에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이 없다”며 “오작동이나 오조준 가능성에 대비해 셧다운(가동 중단)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인디펜던트는 이외에도 영국 무인전투기인 타라니스(Taranis)와 미국 무인전투기인 X47-B도 킬러 로봇으로 분류했다. 타라니스는 초계와 공습이 가능한 전투기로 “영국 기술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공군과 국방부는 타라니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언제나 사람이 컨트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완벽히 자동 모드로 작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 항공방위업체인 노스롭그루먼이 개발한 X-47-B는 항공모함 위에 이륙과 착륙이 가능하며 1만2,000m 고도에서 약 6시간 동안 3,900㎞를 비행할 수 있다. 또 2,040㎏에 달하는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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