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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세만 입장·책 대신 3D프린터… 북유럽도서관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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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세만 입장·책 대신 3D프린터… 북유럽도서관 탐방기

입력
2015.04.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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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도서관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지음 우리교육 발행ㆍ420쪽ㆍ2만2,000원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도서관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지음 우리교육 발행ㆍ420쪽ㆍ2만2,000원

도서관이 있어서 행복하겠다. 북유럽 네 나라,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의 도서관 탐방기인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도서관’을 읽으면 일단 부럽다. 철저히 이용자에 맞춘 사람 중심의 공간, 덕분에 내 집처럼 편안한 곳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함께 미래를 가꿔가는 곳, 자유ㆍ평등을 몸으로 익혀 민주 시민을 길러내는 요람이자 아름다운 삶으로 연결하는 곳이 이 나라들의 도서관이다. 딱딱한 의자에 앉아 시험 공부하거나 책 읽는 풍경이 거의 대부분인 한국의 도서관을 떠올리면 부럽다 못해 한숨까지 나온다. 그 나라들이야 부유한 복지선진국이니까 그렇지, 라는 말은 변명이 안될 것 같다. 돈이 있다고 꼭 좋은 도서관이 되라는 법은 없으니까. 문제는 철학이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이 2011년 겨울 북유럽 네 나라를 돌아보고 와서 쓴 책이다. 책과 도서관을 중심으로 학교와 문화도 소개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문화복합공간 쿨트후셋 내 10-13세 전용공간인 티오 트레톤. 어른 출입 금지인 이 곳에서 작곡도 하고 앱도 만든다. 우리교육 제공
스웨덴 스톡홀름 문화복합공간 쿨트후셋 내 10-13세 전용공간인 티오 트레톤. 어른 출입 금지인 이 곳에서 작곡도 하고 앱도 만든다. 우리교육 제공
덴마크 블랙다이아몬드 도서관은 1648년 덴마크왕 프레데리크3세의 개인도서관으로 세워졌다가 공공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우리교육 제공
덴마크 블랙다이아몬드 도서관은 1648년 덴마크왕 프레데리크3세의 개인도서관으로 세워졌다가 공공도서관으로 바뀌었다. 우리교육 제공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도서관이 꽤 많다. 책이 단 한 권도 없는 도서관, 핀란드 헬싱키의 도심에 자리잡은 어반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어반 오피스, ‘도시 사무실’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작업장이다. 종이 책 대신 컴퓨터와 무선 인터넷, 3D 프린터 등 첨단장비를 갖추고 사서 대신 기술자가 이용자들을 돕는다. 이런 곳도 도서관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탐방단이 던진 질문에 어반 오피스 직원은 “도서관은 예로부터 새로운 문명이 모아지는 공간이므로 이 곳은 새로운 도서관의 모습으로 충분하다”고 답했다. “도서관은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사람들과 함께 나눔으로써 사람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며 “단순히 정보를 나누고 책을 읽는 공간을 뛰어넘어 ‘함께’ 좀 더 나은 ‘미래사회’를 위해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는 공간“이라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이와 같은 신개념 도서관은 이용자가 원하는 것에 맞추기 때문에 가능하다. 고정된 형태나 운영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늘 움직이는 ‘동사형’ 도서관이 이들 북유럽 도서관의 공통 특징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복합문화공간인 쿨트후셋도 그 중 하나다. 5개의 도서관과 전시장, 극장, 영화관으로 이뤄진 시설이다. 미술 전문 도서관, 만화ㆍ영화ㆍ음악 전문 도서관, 청소년 도서관, 10~13세 아이들만을 위한 도서관 티오 트레톤, 어린이도서관에 그 안에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티오 트레톤이다. 이 곳은 10~13세가 아니면 출입금지다. 아이들이 어른들 눈길을 피해 마음껏 자신들만의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서가, 주방, 침대 겸용의 편안한 소파, 컴퓨터가 있는 스튜디오, 프린팅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들은 주방에서 요리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요리책을 찾게 되고 결국 책과 독서로 돌아온다.

전체 3부 중 1부는 도서관, 2부는 학교 이야기다. 3부 문화 편은 서점 등 독서 관련 공간을 소개한다. 사진을 많이 실었다. 하나같이 부럽고 배우고 싶은 사례들이어서 정책 담당자들이 많이 읽으면 좋겠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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