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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핵협상 최종 타결 즉시 모든 제재 해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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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핵협상 최종 타결 즉시 모든 제재 해제돼야"

입력
2015.04.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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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지는 사찰 대상 될 수 없다

美는 "단계적 제재 완화" 거듭 확인

양국 세부내용 두고 팽팽히 맞서

이란 수뇌부가 9일 경제적 제재의 해제시점과 핵 사찰 범위 등 핵협상 세부내용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미국을 전면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과 이란 간 입장 차가 점차 표면화하면서 6월말 최종합의를 도출하기까지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열린 이란 핵기술 개발 행사에서 “최종 합의가 타결되는 즉시 이란에 대한 모든 제재는 해제돼야 한다”며 “6개월이나 1년 후에 해제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또 핵 사찰 범위와 관련, “군사기지는 국제사회의 사찰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핵협상에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는다며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하메네이가 핵협상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지난 2일 핵협상 잠정합의안을 타결한 직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모든 핵 시설 사찰을 통해 이란의 합의 내용 준수를 확인해야만 경제적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밝히자 기존 합의안과 다르다며 공개적 반박에 나선 것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날 하메네이의 입장 발표 이후 “모든 경제적 제재가 일거에 해제되지 않으면 미국과 어떠한 최종합의에도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협상 결렬 가능성을 내비치며 미국을 압박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언급한 제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이 가한 모든 경제 제재를 포함한다.

하지만 미국은 이날 하메네이의 발언이 공개된 이후에도 제재가 점진적으로 해제될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제프 래스키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 대행은 정례브리핑에서 “최종 도출된 공동의 포괄행동계획에 따라 이란 측이 어떤 조건을 만족시켰다는 검증이 이뤄졌을 때 이란에 대한 제재가 단계적으로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재의 중단이나 완화 절차는 이란이 중요한 절차를 완료하고 브레이크아웃 타임이 적어도 1년 이상으로 늘어난 뒤에야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레이크아웃 타임은 핵무기를 만들기로 다시 결심한 시점부터 필요한 핵물질을 확보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뜻한다.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 세부내용을 두고 기존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양국 간 추후 이어질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종합의 타결 시한이 6월 말로, 앞으로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양국이 조기에 세부 이견을 조율하지 않을 경우 최종합의를 도출하기도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공화당은 6월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이란에 추가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다만 이란 수뇌부도 자국민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는 핵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하메네이의 이날 발언이 추후 협상을 앞두고 미국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하메네이의 강경 발언은 핵협상에 대한 이란 보수파의 반발을 무마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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