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 그래프까지 삽입
미국 정부가 9일(현지시간) 한국에 “외환시장 개입을 중단하라”고 또 다시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의 외환당국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외환시장) 개입을 상당히 늘린 것 같다”며 “(미 재무부가) 이 사안에 관여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원화 가치는 작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약 9% 하락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해 4월과 10월에도 한국에 “외환시장 개입은 예외적 상황에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 외환당국이 시장 개입을 어느 정도로 했는지 추정해 만든 그래프까지 보고서 안에 넣는 등 압박의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및 외화보유액 규모 등을 고려하면 원화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 미 재무부의 입장이다. 보고서는 이밖에 독일, 중국, 일본, 한국 등 경상흑자가 큰 국가들은 (환율에 영향을 주는) 통화 부양책 외에도 재정확대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특정 환율을 목표로 시장에 개입하지 않으며 지나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미세 조정만 필요 시 시행한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가 의회 보고용인만큼 정치적 목적이 다분하다고 보고 직접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실제 이번에도 한국과 중국에 비난이 집중되는 등 매번 대미 무역흑자가 큰 나라에 환율 압박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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