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어떻게 사랑에 빠지나요" "아직 발견 안 된 동물은 있나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어떻게 사랑에 빠지나요" "아직 발견 안 된 동물은 있나요"

입력
2015.04.10 14:18
0 0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 제마 엘윈 해리스 엮음 | 김희정 옮김 부키 발행 | 376쪽 | 1만4,800원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 제마 엘윈 해리스 엮음 | 김희정 옮김 부키 발행 | 376쪽 | 1만4,800원

‘피는 왜 빨갛죠?’ ‘하늘은 왜 파란가요?’ ‘달은 왜 모양이 바뀌나요?’ ‘비행기는 어떻게 날아요?’

아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은 질문투성이다. 왜, 어떻게로 시작하는 질문은 어른들을 당혹하게 만든다. 조각 난 지식이 머리에서만 맴돈다. 전문 지식만이 능사가 아니다. ‘소가 1년간 방귀를 참았다가 한번에 터트리면 우주로 날아갈 수 있는지’ 묻는 아이에겐 상상력을 지켜줄 수 있는 답이 필요하다. 철학적인 질문은 더욱 난감하다. 신은 누구인지, ‘좋은’ 것은 어디서 오는지, 무엇이 나를 나이게 하는지 궁금한 아이에겐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두 살배기 아들과 어린 조카들에게 이런 질문을 수없이 받던 저자는 초등학교, 중학교 10곳의 아이들 수천 명에게 ‘가장 궁금한 것’을 물은 뒤 이를 세계적 권위를 지닌 전문가들에게 전달했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올림픽 스타 제시카 에니스, 오지 생존 전문가 베어 그릴스,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스타 요리사 고든 램지, 록스타 자비스 코커 등 120명의 전문가들이 아이들의 질문에 답했다.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나요?’ 같은 어려운 질문에는 3명이 자신의 견해를 내놓았다. 그 중 로빈 던바 진화심리학 교수는 우뇌와 좌뇌, 도파민, 옥시토닌 등 전문용어를 나열하다 결국 “아직까지도 수수께끼”라며 “우리가 왜 어떤 한 사람을 선택하는가를 완전히 설명할 수가 없거든요”라고 마무리한다.

단순한 과학 상식을 묻는 질문에서부터 근원을 찾는 철학적 질문까지 궁금증의 수준과 범위가 다양한 만큼 답하는 방식도 제각각 다르다. 친절한 백과사전식 정답이 나오는가 하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상상력과 재기 넘치는 답도 있다. 코미디언들이 내놓은 엉뚱한 대답도 빠지지 않는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동물이 있냐’는 질문에 로버트 웹은 반은 박쥐, 반은 코끼리처럼 생긴 ‘벨리판트’라는 동물이 내년에 발견될 거라고 능청스럽게 써놓았다. 질문은 아이들이 했지만 답은 어른을 위한 것이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도, 답도 잃어버린 어른들이야말로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