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16일 세월호 추모 행사 이후 순방 출국
박근혜 대통령이 중ㆍ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 16일 오후 출국한다. 박 대통령은 16일이 세월호 참사 발생 1주기임을 감안해 당일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한 뒤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0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16일 오후 출발해 콜롬비아 페루 칠레 브라질 등 4개국을 방문하고 27일 귀국한다”고 공개했다. 주 수석은 “박 대통령은 4개국 정상들과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우리의 전통적 우방이자 미래 협력 동반자인 이 국가들과의 오랜 협력 기반을 새롭게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16일 출국 일정을 잡은 것에 대해 “국익을 고려한 불가피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15~17일 사이에 박 대통령의 방문을 간곡히 요청하는 친서를 콜롬비아 대통령이 보내 왔다”며 “16일 출국을 피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논의했으나, 상대국이 있는 외교 일정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 정서와 여론을 달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1주기 당일 경기 안산에서 열리는 합동분향식에 참석하거나 단원고 또는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하는 방안, 피해가 가족을 다시 만나 위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구체적 일정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행보를 통해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1주기를 전후해 내놓을 메시지를 놓고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국익과 추모 사이에서 조율한 일정’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관건은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이 이 같은 청와대의 선택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가 될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참사 직후 다수 민심과 동떨어진 대응으로 비판을 불렀고, 이는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1년 가까이 국정 동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됐다.
야당은 즉각 비판 논평을 냈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중요한 결정을 미뤄둔 채 외교 순방을 떠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진상규명 의지가 있는지, 세월호 참사의 그 날을 기억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묻는다”고 공세를 가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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