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번 연속 최고인민회의(우리의 국회)에 불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3차 회의 중계 화면에서 김정은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이로써 김정은은 집권 이후 6번 열린 최고인민회의에 두 번째 불참했다.
당초 김정은의 회의 불참을 예상하는 의견은 적었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제13기 2차 회의 당시 발목 부상으로 불참한 데다 이번 회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탈상 3년 이후 치러지는 첫 최고인민회의인 만큼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선포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은이 불참하자 도리어 그만큼 자신의 체제가 안정됐고 국정운영도 본 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실제 김정일 위원장 역시 권력이 안정기에 접어든 2004년 이후부터 사망 직전까지 고작 4차례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회의 불참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굳이 내부 단속에 나서지 않아도 될 만큼 집권 4년 차 권력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자신감의 반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이미 인사나 조직, 정책을 정비 했기 때문에 김정은이 굳이 나와서 챙길 이슈가 없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 보고된 올해 국방 예산은 15.9%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책정되는 등 큰 기조 변화는 없었다고 당국은 파악했다. 다만 산림부문 예산 증가율은 각 분야 중 가장 높은 109.6%로, 최근 김정은이 강조하는 산림녹화 사업에 더욱 주력할 것임을 예고했다.
일각에선 김정은의 불참이 최근 입은 손목 부상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조선중앙TV가 8일 공개한 화면에 따르면 김정은은 오른 손목에 거즈와 반창고를 붙이고도 물건들을 만지거나 인민들과 자연스럽게 악수를 나누며 현지지도에 나섰던 만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