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출연 POMIA 특감 실시
본부장 사퇴… '표적감사' 논란
전 시장측 인물 무더기 '보따리'
경북 최대 도시 포항시에서 인사 파열음이 잇따르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의 취임 1년을 2개월여 앞두고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전임자 흔적 지우기가 도를 넘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달 말 시 출연기관인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ㆍ포미아)에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특감은 매년 하는 정기감사가 끝난 지 5개월만인데다 설립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어서 진흥원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감사 1주일 만에 J본부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감사 배경이 본부장 물갈이를 위한 표적감사가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는 지난 2007년 포미아 설립 당시 부족한 자금 60억원을 유치했고, 지역 철강업계에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터여서 뒷말이 무성하다. J본부장은 정장식 전 포항시장 시절 포항테크노파크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7년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포미아를 설립하며 영입했다.
게다가 이 시장과 포미아 K원장은 최근 시장실에서 1시간 이상 언성을 높인 사실도 알려져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이 시장은 K원장을 불러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책임질 각오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는 곧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포항시는 이번 특감을 통해 수당 횡령 등의 문제를 확인하고 원장과 본부장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포미아 관계자는 “감사에서 문제가 적발되면 이사회나 징계위원회를 여는 등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며 “무작정 원장을 불러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이에 앞서 포항시장학회 K사무국장은 무난한 일처리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포항시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사퇴했다. 시 산하 한 위원회 S사무국장도 사직을 요구 받았으나 “사퇴할 이유가 없다”며 버티는 것으로 알려졌다. S국장은 6ㆍ4지방선거 때 경북지사 경선에 나선 박승호 전 포항시장 캠프에서 활동하는 등 대표적인 박 전 시장 인맥으로 분류된다.
포항시 산하 한 기관장은 “새 단체장이 취임하면 아무래도 공약 추진 등을 위해 코드인사를 하기 마련이지만 최근 포항시 인사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며 “찍어낸 인물보다 얼마나 더 능력 있는 후임자를 임명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강덕 시장은 “포항시장학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지방 선거로 이사회가 연임 여부를 제대로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6개월 더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포미아의 경우 조속한 시일 내 감사 결과를 언론에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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