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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통계를 걷어치워라

입력
2015.04.0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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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보는 데 있어 통계는 숫자에 불과하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스포츠 기자인 스티브 케트만(53)이 9일 뉴욕타임스에 ‘통계는 야구를 망친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야구는 대표적인 통계스포츠로 꼽힌다. 타자의 타율 도루 홈런은 물론, 투수가 던진 볼 스피드, 갯수, 구질 등등 경기의 모든 것이 데이터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케트만은 ‘머니볼’과 통계위주의 리그 운영방식 때문에 야구팬들이 경기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머니볼은 빅데이터 통계를 통해 적은 예산으로 주목할만한 성적을 거둔 미 프로야구(MLB) 오클랜드 어슬레틱스팀의 거짓말 같은 승률을 다룬 책과 영화의 제목이다. 그는 야구 산업을 전반적으로 봤을 때 머니볼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받아들였다. 통계 속 숫자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숫자들은 오히려 야구 속에 숨어있는 묘미를 잃어버리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케트만은 2001년 뉴욕 양키스와 오클랜드의 아메리칸리그(AL) 디비전시리즈 3차전을 예로 들었다. 5전 3선승제인 디비전 시리즈에서 처음 두 번을 내리 패배한 양키스에게 3차전은 승부처였다. 사람들은 양키스의 탈락을 확실시했다. 양키스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너무 적었고 많은 이들이 확률이 남긴 숫자의 마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는 사람들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당시 양키스의 유격수였던 데릭 지터(41)는 점수를 얻기 위해 홈으로 쇄도하던 상대팀의 제레미 지암비(41)를 저지했다. 자칫 양키스가 질 수도 있었던 경기에서 지터의 호수비로 양키스는 3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결국 양키스는 이를 발판으로 삼아 4,5차전 연승을 거뒀다. 분명 통계분석학적으로 봤을 때 일어나기 힘든 일이었다.

그는 또한 숫자에 집착하는 젊은 경기분석가들을 비판했다. 그들은 경기장 기자석에 앉아 문자메시지나 구글링을 통해 경기와 관련된 통계자료를 알아내기에 바빠 정작 경기에는 집중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케트만은 이를 음악 연주회에 비유했다. 연주회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바쁘다면 음악을 듣고 있어도 어떤 음악을 듣는지 알아채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연주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경기를 제대로 보지 않으면 경기를 분석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야구팬들에게도 통계에 나온 숫자가 아닌 경기 자체에 집중해달라고 주문했다. 사람들의 상상과 경기 속 선수의 움직임이 맞아 떨어질 때 숫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야구의 묘미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야구의 진정한 맛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경기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보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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