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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로 꽝! 보험사기 전력 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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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로 꽝! 보험사기 전력 훑는다

입력
2015.04.0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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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수리 대신 현금으로 주는

미수선 수리비 노린 사기 기승

경찰 전담팀 만들고 DB 공유

# 2013년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3차로 도로에 주차 중이던 웨딩용 롤스로이스 리무진이 나모(42)씨가 몰던 차량과 부딪혔다. 국내에 한 대밖에 없었던 당시 롤스로이스 차량의 싯가는 25억원 정도. 차주인 자동차 수입회사 대표 유모(37)씨는 이를 근거로 2억1,000만원의 보험금을 보험사에 청구해 5,000만원을 받아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나씨와 유씨는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후 보험금을 받아낸 사기 공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유씨와 나씨, 그리고 또 다른 공범 두 명을 검거해 지난달 말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 서울 강동구에 살고 있는 이모(48)씨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부인, 아들과 함께 BMW 5대를 구입했다. 이씨는 이 기간 동안 상해보험을 70개나 가입했지만 50억대 자산가라는 점 때문인지 큰 의심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씨는 BMW를 불법적인 일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운전 중에 끼어드는 차량이 있으면 고의로 추돌 사고를 내고 병원에 입원한 것이 총 24차례. 이렇게 받아낸 보험금만 1억5,000만원이 넘었다. 경찰은 이씨 가족을 최근 사기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고급 외제차를 이용해 교통사고를 가장하고 보험금을 불법으로 받아 챙기는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보험사기 피해금액이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서는가 하면 경찰이 추산하고 있는 외제차 이용 보험사기 건만 해도 매년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은 이에 따라 전담팀을 만들어 외제차 보험사기 사건 단속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외제차는 수리 기간이 길고 수리가 어려운 점 때문에 보험사에서는 통상 고장 난 차량을 수리하는 대신 이에 상응한 보험금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미수선 수리비를 지급하는데, 외제차 보험사기는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 동안 80차례에 걸쳐 2억7,000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남모(46)씨의 경우다. 택시기사인 남씨는 낮에는 택시를 운전하고 밤에는 200만원에 구입한 중고 아우디 차량을 운전하면서 고의로 사고를 내고는 보험사로부터 미수선 수리비를 받아내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남씨와 같은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외제차가 관련된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차량이 보험사기에 연루된 전력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또 초동조사는 일선 경찰서에서 하지만 관련 자료를 지방청 교통범죄수사팀이 즉각 공유하고, 차량과 차주의 보험금 수령과 사고 이력 등을 전수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각 지방청 교통범죄수사팀과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 손해보험협회로 구성된 합동 전담팀을 꾸리고 외제차 사고 내역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외제차를 여러 대 사들인 차주나 큰 부상도 없으면서 외제차 교통사고로 장기 입원하는 환자가 많은 병원 등도 집중 점검 대상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외제차를 이용한 고액의 보험사기는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져 일반 국민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에서 단속에 치안 역량을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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