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세계 고속철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고속철도 분야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
9일 한국무역협회 베이징(北京)지부가 펴낸 ‘중국경제의 상징, 고속철도의 대외경쟁력 현황과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고속철도 총 연장은 1만5,890㎞로 전 세계 총 연장(2만7,796㎞)의 57.2%를 차지한다. 중국이 2004년 ‘중장기 철도망 규획’을 발표하며 캐나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 고속철도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한 지 10년 만에 세계 1위로 올라선 것이다.
해외 수출도 급성장했다. 지난해 고속철도를 포함한 전체 철도설비 수출총액은 267.7억 위안(약 43.2억 달러)으로 전년보다 22.6% 늘었다. 초기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단순한 차량과 기관차 수출에서 최근 고속철도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그 바람에 중국의 철도차량 단일품목 수출액이 지난해 37.4억 달러로 2010년(16.8억 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후발주자인 중국이 고속철도 강국으로 초고속 상승한 건 정부가 2004년 이후 중점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덕분이다. 정부가 고속철도와 일반철도 등 철도건설에 투자한 비용이 지난해 8,088억 위안(142조원)에 이른다. 심지어 지난해 12월에는 철도사업의 가속화를 위해 자국 내 양대 고속철 업체인 난처(南?)와 베이처(北?)의 인수합병을 결정해 세계 최대 고속철업체인 중국중처(中?中?ㆍ자산규모 3,000억 위안)를 설립했다.
기술도 몰라보게 향상됐다. 이미 시속 250㎞와 350㎞ 급 고속열차(기관차)의 대규모 생산에 이어 시속 500㎞ 상용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세계 최고 한랭지역과 고원지대 노선 운영,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열ㆍ풍사를 견디는 경전철 제작, 태국 방콕의 고습지역 지하철 수출을 통해 다양한 지질조건과 기후조건에 알맞은 철도 및 차량 건설 능력도 보유했다.
게다가 고속철도 건설비용마저 1㎞당 154억~228억원으로 유럽ㆍ미국(265억~424억원) 보다 싸고, 고속철 건설기간도 미국과 유럽의 75% 수준으로 짧다. 이런 대외 경쟁력 덕분에 현재 영국 미국 러시아 등 28개국과 고속철 수출협상을 추진 중이다. 이에 보고서는 “중앙아시아와 중국 중서부에서 고속철도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여 중국이 세계 최대 고속철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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