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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다하는 당찬 '을'… 저도 속 시원할 때 많아요"

입력
2015.04.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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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성은 "아이를 낳는 장면은 가정 분만사에게 지도를 받아가며 오랜 시간 힘들게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SBS 제공
고아성은 "아이를 낳는 장면은 가정 분만사에게 지도를 받아가며 오랜 시간 힘들게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SBS 제공

첫 회부터 파격 그 자체였다. 10대 여고생이 임신을 하고 학교를 자퇴해 출산을 했다. 심지어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고교생의 베드신까지. SBS 수목극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서봄으로 출연하는 고아성(23)은 이러한 장면들을 너무도 차분하고 고상하게 연기해 ‘논란’이라는 단어를 쏙 들어가게 했다.

9일 경기 남양주 세트장에서 만난 고아성은 드라마 속에서와 같이 차분한 어조로 “저는 두 가지를 생각하고 파격 연기를 했어요”라고 말했다. “첫 번째는 그 동안 제가 밟아온 길에서 자연스러운가, 두 번째는 제가 시청자로 봤을 때 어떨지를요. 처음에 서봄 역할 제의가 들어왔을 때 파격적인 장면들이 많아 고민했지만 그 두 가지를 생각해서 하기로 마음 먹었죠.” 영화 ‘괴물’(2006), ‘설국열차’(2013), ‘우아한 거짓말’(2013) 등 전작들을 떠올리면 고아성은 여전히 아역 스타 이미지에 머물러 있다. “멜로도 안 해봤는데 아이를 낳다니, 너무 훌쩍 건너 뛴 느낌이지만 도전 자체가 재미있을 것 같았다”는 그는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으니 시청자의 판단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작고 차분한 말투가 어쩐지 극중 ‘작은 사모님’의 풍모를 드러낸다. 8일 방송에서는 점점 초상류층의 며느리가 되어가는 서봄의 변화가 엿보였다. 고아성의 연기가 슬슬 발동이 걸렸다고나 할까.

재개발 지역에 사는 평범하디 평범한 둘째 딸 서봄은 누가 봐도 ‘을’ 그 자체다. 그런데 상황이 점점 역전되고 있다. 입 조심을 하지 않는 시어머니의 비서 이선숙(서정연)에게 “시어머니는 이 비서가 없으면 안 되지만 저는 아닙니다”며 결국 비서를 무릎 꿇렸고, 이를 궁금해하는 시어머니(유호정)에게 “제가 뒤끝이 좀 있거든요”라며 어린 아이처럼 웃음으로 위장했다. ‘을’이었던 그녀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갑질’을 시작하는 순간이다.

정작 고아성은 “평소 하고 싶은 말을 잘 못하고 참는 편인데, 역할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중”이라고 웃었지만, 당찬 ‘을’은 시청자들에게도 통쾌한 대리만족을 준다. 무엇보다 높은 목소리 톤으로 시종일관 오버하는 연기를 보이는 시아버지 한정호(유준상)과 대비돼 더욱 그렇다. 세상에서 가장 잘난 줄 아는 시부모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할 말 다하는 서봄이어서다. 같이 어린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이준은 “고아성은 대본에 따라 눈빛이 달라져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다”며 치켜세웠다.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책보다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차분한 말투나 표정은 일부러 설정한 건 아니고 제작진과 출연진의 조화로 인해 튀지 않고 살아난 것 같아요. 갑과 을이라고들 하시는데, 저도 서봄 덕에 속이 시원할 때가 많아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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