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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발목 잡는 市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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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발목 잡는 市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입력
2015.04.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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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센터 사장 내정자 자진 사퇴

고장난 인사시스템 또다시 삐걱

광주시 산하 기관장에 대한 첫 인사청문회 대상이었던 윤재만 김대중컨벤션센터 사장 내정자가 ‘업무 수행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부정적 여론을 이기지 못한 채 9일 자진해서 물러났다. 첫 인사청문 대상자가 ‘도덕성 문제’가 아닌 ‘능력 문제’로 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낙마하면서 또다시 인사(人事) 문제가 윤장현 광주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끊이지 않는 ‘인사난맥’을 해소하고 능력과 자질 있는 인물을 뽑는 인사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윤 시장의 계획이 처음부터 어긋났기 때문이다.

윤 내정자는 이날 “무역협회 등 조직 경험과 중앙 인맥을 바탕으로 미력이나마 광주컨벤션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사장직에 응모했지만, 결과적으로 제 신상 문제가 시정에 부담이 되는 것 같아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윤 선임자가 도덕성과 윤리성, 지역사회 봉사자세, 무역협회 28년 조직경험 등은 장점이지만 사장직을 수행하는데 전문성은 물론 컨벤션 업무에 대한 이해 가 부족해 업무 능력이 ‘부적격’ 하다”는 경과보고서를 광주시에 전달했다.

윤 내정자의 사퇴는 겉으로는 ‘자진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임면권자인 윤 시장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지명철회’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윤 시장이 시의회의 보고서를 무시한 채 윤 내정자를 사장으로 앉힐 경우 스스로 청문회 도입 취지를 무력화하고 의회까지 경시했다는 비판은 물론 이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경과보고서대로 윤 내정자에 대한 사장 임명을 철회하면 자신의 ‘인재를 보는 안목’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 돼 이 또한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시의회의 한 의원은 “윤 내정자가 자진해서 사퇴한 것은 자신에 대한 사장 임명 여부를 놓고 정치적 부담을 느낀 윤 시장의 정치적 고려가 어울린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윤 내정자에 대한 시의회의 ‘부적격’ 보고서를 묵살하고 임명을 강행할 경우 정치적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점과 윤 시장 취임 이후 끊이지 않는 ‘마이 웨이’ 식 인사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해 시정 동력까지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윤 시장은 이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시정 파트너로서 시의회의 의견을 존중해 윤 내정자의 사의표명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내정자가 낙마하자 광주시와 시의회 일각에선 “윤 시장이 산하 기관장 인사청문회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또 다른 시의원은 “윤 시장이 사장 공모 과정에서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추천을 받은 후보들(2명)에 대해 사전 검증을 제대로 하고 심사숙고해 청문대상자를 지명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다만 이번 일이 나머지 7개 산하기관의 청문회에 임하는 데 예방적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달 중 신임 사장에 대한 재공모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윤 내정자가 결국 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시청 안팎의 시선은 15일로 예정된 광주여성재단 대표이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로 옮겨지고 있다. 윤 시장은 지난해 6ㆍ4지방선거 당시 자신을 도왔던 장혜숙 전 광주YWCA 이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하지만 장 내정자가 대표이사 공모 과정에서 불거진 사전내정설의 주인공인데다, 최근엔 아동생계비를 유용한 광주의 한 아동보호시설 원장을 비호했다는 의혹까지 일면서 도덕성 논란이 제기돼 청문회 통과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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