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까지 1200억원 투입
승마장 20곳 이상으로 늘리고 20만㎡ 산업복합단지도 조성
안성시와 공동으로 특구 추진
9일 경기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한 승마클럽 실내 마장(1,700여㎡)에서는 10여명의 동호인들이 승마를 즐기고 있었다. 승마클럽 운영자 구웅회(57)씨는 “자신 소유의 말을 클럽에 맡겨두고 수시로 방문해 조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클럽은 승마를 즐기려는 관광객 등을 위해서도 승용마 20여 두를 사육하고 있다. 50분 승마를 배우고 타는 데 말 종류에 따라 회당 5만원에서 8만원까지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주말이면 30여명이 찾아 북적일 정도로 인기가 많다.
구씨는 “장, 척추, 하체 운동이 많이 되고 말과 호흡하는 재미도 있어 한 번 빠져들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며 웃었다.
이처럼 승마가 레저스포츠로 각광 받으면서 말 산업을 지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제주도에 이어 정부가 추가 지정하기로 한 ‘말 산업 특구’유치를 놓고는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경기 화성시와 이천시ㆍ안성시, 경북(상주ㆍ군위ㆍ의성ㆍ구미ㆍ영천시) 등이 특구 지정을 정부에 신청하고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대상지는 이르면 이 달말 확정되며, 선정되면 국비지원과 세제혜택, 국ㆍ공유지 임대료 인하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전문가들은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깝고 제주도 다음으로 경주마 육성 인프라가 풍부한 경지지역을 특구 최적지로 꼽고 있다. 특히 안성시와 공동으로 특구 지정을 추진 중인 이천시는 2019년까지 1,207억여 원을 투입하는 ‘말 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만들 정도로 의욕이 높다. 계획에는 ▦승마장 개보수 지원 등 승마산업 활성화 ▦경주마 육성 ▦종합 승마타운 조성 등 말문화 체험관광 ▦방역 및 보건관리 등 4개 분야 20개 사업이 담겼다.
시는 2019년까지 현재 460여 두인 사육두수를 1,500두(승용마 포함)로 늘리고 사육농가도 31곳에서 3배가 넘는 100곳으로 확충한다. 4곳에 불과한 승마장 역시 20곳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승마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설성면에 있는 성호호수 주변 20만1,060㎡에 말 산업복합단지도 별도로 조성한다. 이곳에선 유소년 승마단지와 말 조련장, 국제승마학교, 오토캠핑장, 호텔 등이 들어서 유소년 승마부터 재활승마, 조련 등이 전문적으로 이뤄진다.
시는 부발읍 응암리에 말고기 전문거리를 조성해 소비를 촉진하고 삼성병원과 아산병원, 분당서울병원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재활승마를 활성화하는 구상도 마련했다.
시는 특구를 유치해 이런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이천을 찾는 연간 승마 관광인구가 현재 3,000여명에서 2만여명으로 7배 가량 늘고 연계 일자리도 800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봤다.
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30일 말 산업 관련 조례를 경기도내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제정했다. 2013년 7월에는 프랑스 승마연맹과 협약(MOU)을 체결, 선진승마 유입의 계기도 마련했다.
조병돈 이천시장은 “돼지, 소 등 악취 민원이 많은 전통적인 축산업을 대체할 산업이 바로 말 산업”이라며 “특구 지정은 지역사회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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